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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와 지구온난화 ④교토의정서 의미와 전망

[서울=연합뉴스]
美 불참, 중국과 인도 감축의무 없어 실효성 의문

한국은 2010년까지 화석연료 대체기술 등에 2조원

(서울=연합뉴스) 김대영 편집위원 =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인위적 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국제 간 협약인 교토의정서는 지난해 2월 16일 발효됐다. 지난 1988년 유엔이 사상 처음으로 기후변화문제 의제로 설정하고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를 발족시킨 지 17년 만이었고,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3차 당사국총회에서 의정서가 채택된 지 8년 만이었다.

이 의정서는 지구온난화가 인류에게 주는 위협에 대처하는 첫 세계적 합의로 평가됐지만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 바로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의정서에 불참한 것이었다.

2000년 기준으로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3.1%를 차지하는 등 온실가스의 최대 배출국인 미국은 2001년3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의정서 탈퇴를 선언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탈퇴 이유는 교토의정서가 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으며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지 않는 결함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 배경과 의미 = 세계 여러 나라들이 온실가스 감축 협약에 참여한 것은 온실가스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지 무려 178년 만이었다. 지난 1827년 프랑스의 과학자 장-밥티스트 푸리에는 온실가스가 지표면의 온도를 높이는 `온실효과’를 낸다는 이론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또 그로부터 약 70년 뒤인 1896년 스웨덴의 화학자 스반트 아르헤니우스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을 연료로 사용하는 행위를 비난했다.

대기중의 온실가스에 대한 우려는 1950년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미국 과학자 찰스 데이비드 킬링은 2차대전 후 호황기를 맞아 화석연료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매년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S)는 1979년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엔은 이 같은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1988년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를 발족시켜 지구온난화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방법에 대한 과학적 합의의 초석을 마련했다. 또 1992년 리우 지구정상회의에서 체결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세계각국에 자발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촉구했다. UNFCCC가 규정한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과불화탄소,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6가지다.

UNFCCC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를 “전 지구 대기의 조성을 변화시키는 인간의 활동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원인이 되어 일어나고, 충분한 기간 관측된 자연적인 기후변동성에 추가하여 일어나는 기후변화”라고 정의했다. 즉, 기후변화란 자연적인 원인이 아닌 인간의 활동에 의해 야기되는 현상을 말한다. 자연적인 원인으로 야기되는 변화는 `기후 변동성(Climate Variability)’이라고 한다.

교토의정서는 전세계 55개국 이상,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5%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들의 지지라는 발효 요건을 충족시켜 지난해 발효됐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는 이른바 ‘부속서 1’ 국가 39개국은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감축할 의무를 갖게됐다. 의정서 서명 당시 미국은 7%, 유럽연합(EU)은 8%, 일본과 캐나다는 각각 6%를 감축키로 합의했다.

한국은 2002년 11월 교토의정서를 비준했으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야 하는 이른바 ‘부속서 1’ 국가에는 속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중 개발도상국으로 인정받아 멕시코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의무를 면제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 1차 공약기간(2008-2012)이 끝난 뒤 2차 공약기간(2013-2017)에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의무를 떠안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왜냐하면 한국은 경제규모 확대로 인해 개도국 지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될 뿐 아니라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세계 9위에 달하기 때문이다.

◇ 비판 = 교토의정서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교토 의정서가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과학에 기반을 두고 돈을 낭비하는 꼴이라고 비난한다. 특히 `회의적 환경보호주의자’의 저자인 덴마크의 뵤른 롬보리는 교토 의정서는 전세계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지 않은 투자라고 비판하면서 교토 의정서 이행에 들어가는 비용을 자유 무역 촉진이나 에이즈 등 질병퇴치에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의 불참은 의정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미국이 의정서 탈퇴의 한 이유로 내세운 개도국들의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도 논란거리다. 의정서에 서명한 개도국은 배출 삭감의무는 없으며 자국의 배출수준을 보고하고 국가차원의 기후변화 완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의무사항이다. 미국은 이처럼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지 않은 것을 비난하면서 특히 중국, 인도, 브라질 같은 국가들도 미국 등 선진국에 적용되는 똑같은 규정을 준수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영국정부 과학 자문관인 데이비드 킹도 외국 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과 인도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면서 이들 두 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이들 두 나라에도 엄격한 배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의정서 비준국들의 감축 목표 이행 부진도 교토 의정서의 발목을 잡을 소지가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따르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2002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에 비해 40.5% 증가했다. 모나코, 아일랜드, 그리스, 뉴질랜드, 캐나다 역시 1990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1990년보다 13.1% 증가한 상태다. 이들이 감축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

다만 옛 공산권 국가들은 구체제 산업의 붕괴로 배출량이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경우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38.5% 감소한 상태다.

유럽연합(EU)의 경우 발전소,제철소,정유소 등 1만2천여 개 공업 시설에 너무나 느슨한 상태의 쿼터를 부여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공업시설에 부과하는 온실가스 배출 쿼터는 향후 배출권 거래 시장의 토대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런 쿼터량을 대폭 줄이지 않을 경우 교토 의정서 목표치를 이행하기 위한 부담이 EU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논란 속에서 무엇보다도 교토 의정서의 장래를 가늠할 변수는 미국이 온실가스 배출 증가 억제라는 기존 정책에서 탈피, 2012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동의할지 여부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미국의 동참이 2012년 이후 중국, 인도 같은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 후보국가들을 교토 의정서 체제로 끌어들이는 데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한국의 대책 = 정부는 올해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교토의정서 발효 1년여 만인 지난 5월23일 올해부터 2010년까지 화석연료 대체기술 등 총 44개 사업에 약 2조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후변화협약 대응 연구개발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대책을 보면 ▲화석연료 대체 ▲에너지 이용효율 향상 ▲이산화탄소 포집.처리 및 흡수 ▲비이산화탄소 제어 ▲영향평가 및 적응기술 등 5개 `대분류 기술’의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는 한편, ▲태양광.풍력 발전 ▲수소.연료전지 ▲온실가스 분리.회수 및 저장 등 28개 중분류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분야별 예산투입 규모는 화석연료 대체기술이 9천315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에너지 이용효율 향상기술 7천844억원, 이산화탄소 포집.처리 및 흡수기술 1천453억원, 비이산화탄소 제어기술 359억원, 영향평가 및 적응기술에 491억원 등의 순이다.

정부는 특히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사업간 중복방지 및 상호 연계, 기술별 온실가스 감축 잠재량 분석 및 기술목표 설정 등 성과지표 마련을 통해 기술평가와 예산심의를 강화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번 종합대책은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한 연구개발 분야를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 정리한 것으로 향후 지구 온난화 예방과 관련기술의 국제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획예산처와 산업자원부는 최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도록 유도하기 위해 온실 가스 감축 기업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현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한국이 향후 국제협약에 따라 온실가스를 감축하게 될 경우 철강.석유화학 등 에너지다소비형 소재산업이 타격을 입고 이는 국민경제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미리 온실가스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3월 ‘포스트(post) 교토의정서 논의와 한국의 대응’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교토의정서 협상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의무 대상국서 제외됐으나 2013년부터는 의무를 적용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부가 방어적 대응보다는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k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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