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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구> 이상기후와 지구온난화 ③한반도의 기후변화

기획탐구> 이상기후와 지구온난화 ③한반도의 기후변화

“100년 뒤 서울은 서귀포 기후 된다”

기온 5도 상승…온실가스 감축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대영 편집위원 = “지금 서울은 100년 전 대구의 기후이며, 100년 뒤 서울은 현재 서귀포의 기후가 될 것이다.”

기상연구소의 권원태 기후연구실장은 한반도의 기후변화를 이같이 요약했다. 한반도 기온이 급속히 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가속화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온 상승에 따라 생태계도 점차 북상하고 있다. 이것은 농업생산에 악영향을 미치며 열대성 전염병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기온상승으로 강수량도 증가하며 더 강력한 태풍이 더욱 빈번히 닥칠 가능성도 역시 증가한다. 지구온난화는 이밖에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산업 등을 서서히 변화시키는 위력을 갖고 있다.

◇ 기온상승 = 기후연구실이 2004년 3월 발표한 `한반도 기후 100년 변화와 미래 전망’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0년 간 한반도의 기온은 섭씨 1.5도 상승했다. 한반도의 1910년대 평균기온은 12도를 약간 넘었으나 1990년대에는 13.5도를 기록했다. `1.5도’ 상승폭은 지구 전체의 평균기온 상승폭인 `0.6도’를 2배 이상이나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 비해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한반도의 기온 상승이 세계 평균보다 더 높은 것은 ▲ 전세계 평균은 바다를 포함하고 온도가 덜 올라가는 지역도 포함한다는 점과 ▲ 대체로 북반구 고위도로 갈수록 또 내륙으로 갈수록 기온 상승폭이 높아진다는 점 때문이다. 기후연구실은 지난 100년 간 상승한 기온 1.5도 중 1-1.2도는 지구 온난화에 기인한 것으로, 나머지 0.3-0.4도는 도시화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한반도의 온난화 결과 ▲ 여름전염병의 봄철 발생률이 증가했고 ▲ 왜가리와 백로,황로 등 여름철새들이 텃새화됐으며 ▲ 봄꽃 개화시기가 빨라졌다. 이중 봄꽃 개화시기가 빨라졌다는 것은 겨울이 짧아졌음을 의미한다. 기상학계에서는 `하루 평균 기온이 5도 이하’인 기간을 겨울로 본다. 겨울은 지난 80년 동안 한 달 가까이 짧아져, 개나리·진달래·벚꽃 등의 개화 시기가 갈수록 앞당겨지는 것으로 관측됐다. 1920년대 겨울은 3월 하순 무렵에 끝났으나, 1990년대 겨울은 3월 초순에 끝났다.

한반도의 온난화는 전 지구 차원에서 거의 기온상승이 나타나지 않던 1960년대와 70년대에도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가속화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오재호 교 수는 “우리나라 도시들이 산업화 과정에서 대도시로 변화하면서 전기 등 에너지 소비가 크게 증가했고 이런 것들이 한반도 온난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는 한반도(제주도 고산에서 측정)에서 1991년 357.8ppm에 머물렀지만 최근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0년에는 373.6ppm을 기록했다.

한반도의 이 같은 온난화는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쳐 19세기에는 주로 중부 이남지방에서 자란 것으로 사료에 기록된 왕대가 학계의 조사 결과 2001년에는 약 100km 이북에서도 발견됐다. 다른 작물들의 식생 분포도 점차 북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강수량 증가 = 강수량은 증가했으나 강수 일수는 줄었다. 지난 100년 동안 한반도의 연평균 강수량은 200mm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910년대 1천150mm였던 강수량은 1990년대에 1천250mm 이상을 기록했다.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강우의 불규칙성 또한 증가했다. 실제로 1910, 40, 70년대에 한반도는 건조기의 양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불규칙한 강수량은 점차 한반도 기후의 새로운 특징이 되고 있다.

더욱이 강수일이 줄어드는 것도 우려할 만한 일이다. 강수량은 늘지만 강수일이 준다는 것은 비가 한번 오면 집중호우가 될 가능성이 과거보다 더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예컨대 하루 강수량이 80mm 이상인‘호우’ 발생일은 1954~63년 연평균 1.6일에서 1994~2003년 기간에는 2.3일로 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오재호 교수는 “대기가 따뜻해지면 대기 중 수증기가 많아진다”면서 “이에따라 비가 한 번 오면 한꺼번에 많이 오는 경향이 늘게 되고 약한 비가 오는 날은 현저히 줄어든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이것은 지구 전체적 현상이라고는 볼 수 없으나 대략 한반도와 비슷한 위도에 있는 온대지방에서는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 근해 해양 온난화 = 국립수산과학원 서영상 박사(해양연구과) 연구팀은 2003년‘한국 연근해 해양 이상변동’을 주제로 한국환경과학회지(제12권)에 낸 논문을 통해 “한반도 주변 바다의 표면수온은 물론 용존산소량도 점차 온난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장기적 변동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한반도 주변 해양의 연평균 표면수온은 지난 33년(1968~2000년) 동안 동해에서 0.72도, 남해에서 0.53도 올랐으며 서해에선 가장 높은 0.99도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동해 16.7도, 남해 18.6도, 서해 14.2도이다. 연구팀은 “수온 상승은 1980년 후반부터 뚜렷해졌다”면서 “이는 1980년대 후반 이산화탄소 증가와 지구 온난화가 뚜렷했던 시기와 매우 유사한 변동 경향성을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박사는 “해양 온도 상승에 따라 난류성 플랑크톤이 급증하고 오징어·멸치 잡이가 늘어나는 등 바다 수온의 변화는 해양 생태계에도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며 “김 양식의 북상 등 어업 지역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향후 기후변화로 2090년까지 한반도 주변 해수면이 33.9-40.7㎝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조석 및 태풍해일을 고려할 때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한반도 전체면적의 2%인 최대 2천643㎢가 범람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 전망 = 국립환경연구원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가 되는 시점인 2070년경 우리나라의 기온은 1-4℃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원은 또 지역별로는 동해안과 북한지역의 기온상승이 중부나 서해안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기후연구실은 21세기 말 한반도의 기온이 현재보다 5℃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강수량은 15% 증가하며 강수 일수와 겨울이 줄어들고 호우와 가뭄 발생이 늘어나는 등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기후연구실은 한반도 온난화의 대책으로 ▲ 온난한 기후에 적합한 농작물 품종을 개량하고 ▲ 기후변화에 따라 품종 선택으로 농업생산을 안정화시키는 한편 ▲ 계절별 에너지 수급계획을 변경해야 하며 ▲ 온실가스 감축 및 재생 에너지 기술 등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실은 또 ▲ 열대 전염병의 발생 가능성 증가에 따른 국가차원의 열대전염병의 예방약과 치료약 확보 ▲ 집중호우 증가에 대비한 댐과 제방의 건설 기준 강화 ▲ 빗물 저류지 확보와 위험지역 개발 제한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권원태 실장은 “미래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기후변화 적응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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