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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철거 임박한 대추리… ‘황토찜질방’은 내일까지 살아남을까

200명 대 20000명… 질긴 놈은 누구?
[현장] 빈집 철거 임박한 대추리… ‘황토찜질방’은 내일까지 살아남을까

대추리에 찜질방 개장… 그러나 지켜낼 수 있을까

‘샘아래집 황토찜질방’

평택 대추리에 황토 찜질방이 생겼다.

12일 오후 4시께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활동가 10여명과 마을 주민들이 참가해 찜질방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앞마당에 샘터가 있던 집이라 ‘샘아래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찜질방은 멀리 미군기지가 보이는 곳에 자리잡았다.

‘영업’이라고 하지만 마을 주민들에게는 무료. 허리 통증에 시달리는 나이든 주민들을 위해 활동가 10여명이 만들었다. 지난 2005년 94살의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계속 빈 집인 채 남겨져있던 곳인데, 활동가 오두희씨가 찜질방으로 개조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

활동가의 아이디어에 마을 주민들이 황토를 제원했고, 젊은 활동가들이 큰 방과 작은 방을 개조해 버려졌던 집을 ‘황토 찜질방’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활동가들의 아이디어와 노동에 마을 주민의 물적 공조로 만들어진 합작품인 셈.

큰 방인 ‘황새울방’은 할아버지들을 위한 방이고, 작은 방인 ‘화토방’은 10원짜리 화투를 즐기는 할머니들을 위한 방이다.

오두희씨는 “사람이 없는 집에 불때는 방과 살아있는 보일러가 각각 2개씩 있었다”며 “마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많아 찜질방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이어 “이 논밭을 일구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냐”며 “찜질방에서 잠시나마 미군기지에 대한 근심과 걱정을 없앨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오씨는 “내일 새벽쯤 국방부가 들어올 거라고 하는데, 이 곳만은 무너뜨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젊은 활동가들이 어떻게든 이 집만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 지킴이들 살고있는 대추리 전망대는 철거 0순위

대추리와 도두리에서 활동중인 인권활동가 5명도 이날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부의 강제 철거 중단을 촉구했다.

대추리에 ‘인권 지킴이의 집’을 지어 살고있는 이들은 “어떤 국가 폭력 앞에서도 마을 공동체가 평화롭게 살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기지 확장이 불러온 전쟁의 위협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인권 지킴이의 집’은 옥상에 전망대를 설치해 대추리에서 가장 멀리까지 볼 수 있는 곳이다. 인권활동가들은 마을 주민이 아닌데다 국방부가 우선 철거 대상으로 삼은 빈집에 머물고 있는 터라 이 집은 행정대집행이 시작되면 황토찜질방과 함께 철거 0순위인 곳이다.

한편 국방부의 빈집 철거가 다음날(13일) 새벽 시작될 것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경찰버스가 마을 쪽으로 점점 다가오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평택범대위가 현 상황을 파악할 결과, 도두리와 대추리에 각각 경찰 병력 9개와 3개 중대가 추가로 배치됐고, 도두2리 입구에는 외부와의 차단을 위해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1신 : 12시 오후 2시 20분]

철거 임박 대추리에 드디어 ‘외부인’ 들어가다

시민사회단체대표 “빈집철거는 주민 쇼크사 시키는 일” / 김호중 기자

“자, 빨리 빨리 행동합시다. 시간이 없어요.”

오충일 목사는 12일 정오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평택 대추리 주민 10여명을 만나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본 뒤 서둘러 발걸음으로 옮겼다.

‘정부-주민 간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대표’ 7명은 이날 대추리를 직접 방문해 주민들과 한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뒤 “국방부의 빈집 철거 강행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며 행정대집행 중단을 촉구했다.

오 목사는 1시께 대추리 노인정 앞에서 짧은 기자회견을 열어 “130여개의 빈집을 철거하면 이 곳은 폐허가 된다”며 “참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은 주민들에게 쇼크(충격)를 일으킬 수 있는 악의적인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이 시점에서 굳이 빈집을 철거할 이유는 없다”며 “빨리 서울로 가서 내일 새벽 있을지 모를 행정대집행만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구속중인 김지태 위원장의 석방 이후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평택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우선 정부가 행정대집행을 중단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빈집 철거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로 올라가 청와대, 총리실, 국방부 등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의 뜻을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오 목사와 김 사무처장 외에도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 박상증 참여연대 공동대표, 백승헌 민변 회장, 이형모 <시민의신문> 이사장, 지관 스님 등이 동행했다.

지난달 31일 ‘평택 대추리 도두리 빈집 철거계획 중단과 정부-주민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각계인사 선언’을 발표한 바 있는 이들은 정부와 주민들 간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 마을을 방문했다.

이들은 정부에 김 위원장 석방과 행정대집행 연기를 제안하는 대신 주민들에게는 안전을 위해 마을에서 떠나기를 희망했다. 전날 함세웅(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고문) 신부 또한 마을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주 이후 미군 기지가 확장되고 나면 돌아갈 터전이 없기 때문. 문정현 신부는 “마을 주민들은 이미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이 마당에 더 이상 어디로 물러나라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시민단체 7인, 경찰 검문 최초로 통과한 마을 방문객

한편 시민단체 관계자는 마을 주민이 아니면서 처음으로 경찰의 검문 검색을 통과해 마을에 진입했다. 이들이 마을 입구에 도착했을 때 경찰은 보도자료를 들고 운전자까지 총 8명의 신원을 꼼꼼히 확인한 뒤 마을 진입을 허용했다.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원정삼거리 등 마을 입구에서 경찰의 검문은 더욱 강화됐다. 경찰은 주민들의 차량등록번호 외에도 마을을 잠시 다녀가는 택배차량 등에 대해서도 차량 번호와 운전자 성명 등을 모두 기재했다.

행정대집행 당일 180개 중대의 병력 2만여명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대추리·도두리에는 총 50가구에 200여명의 주민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국방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빈집 130가구 중 90가구를 이번 주 안에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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