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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댐건설’ 처방 정부부처간 이견

수해 ‘댐건설’ 처방 정부부처간 이견

136포럼 심포지엄서 건교부ㆍ환경부 엇갈린 반응

2006/8/29
이홍종섭 기자 [email protected]
태풍 및 집중호우 피해의 원인과 대책을 두고 정부 부처간 이견이 표출돼 주목된다.

28일 환경재단 136환경포럼 주최로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국가 자연재해 예방대책 수립을 위한 긴급 심포지엄’에 참석한 남인희 건설교통부 차관보와 문정호 환경부 환경정책실장이 지난 7월 발생한 수해에 대해 서로 다른 진단과 처방을 제시했다.

양계탁기자
28일 환경재단 136환경포럼이 주최한 ‘국가 자연재해 예방대책 수립을 위한 긴급 심포지엄’에 윤준하 환경연합 공동대표, 이철우 전 의원 등이 참석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남 차관보는 수해 원인에 대해 “인제ㆍ평창 지역이 횡성ㆍ양구 지역 보다 적은 비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컸던 이유는 시간당 강우강도가 많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수해의 원인이 인재(人災)보다는 천재(天災)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함께 토론자로 참석한 김우구 수자원공사 수자원사업본부장도 “제반시설의 설계당시 예측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 수해는 기상변화 탓이다”라고 건교부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문정호 실장은 “단위시간당 빗물량과 속도의 문제가 수해의 파괴력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이다”며 “빗물고속도로를 만든 하천 직강화와 하천으로 빠르게 유입되는 콘크리트 농경지 배수로 등 수해에 대한 고려 없이 이루어진 개발행위가 문제다”라고 수해가 인재라는 환경단체 쪽 주장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였다.

이들은 수해 예방 대책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남인희 차관보는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천변저류지는 치수에 별 효과가 없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중소규모 위주의 댐 건설과 기존 댐의 안전대책 강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실장은 “결과적으로 수해 대책은 빗물의 속도를 늦추는 것인데 기존처럼 대형 토목공사 위주로는 이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제방이나 댐은 환경친화적이지 못하며 댐은 홍수유발의 부정적 효과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계탁기자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이번 자연재해의 원인 등을 발제하고 있다.

이에 앞서 발제에 나선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댐과 제방에 의해 홍수를 막겠다는 치수정책이 문제다”라고 지적하며 “수해 예방을 위해서는 천변저류지 설치와 같은 자연친화적 치수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수해 원인으로도 하천의 직강화와 무분별한 복개, 배수관 단면부족 등을 꼽았다.

토론에 참여한 윤준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도 “천변저류지가 효과 없다는 재해 접근 시각이 우려스럽다”고 건교부의 주장을 비판한 뒤 “댐은 퇴적층으로 인해 몇 년이 지나면 홍수조절 기능을 상실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천변 확장과 자연형 하천 조성 등이 홍수 예방의 적절한 대책이다”라고 밝혔다.

양계탁기자

이날 심포지엄에는 정부부처 및 환경단체 관계자, 수해 피해지역 주민 등이 참여해 격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환경파괴로 인한 기후변화라는 재해 원인과 예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분석과 해법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주장을 폈다. 환경부와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자연형 하천 복원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한 반면 건교부와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댐 정비 등 기존 치수정책을 고수하는 분위기였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철우 전 의원은 22일 정부가 밝힌 한탄강댐 건설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건교부 관계자의 말처럼 이번 수해 당시 1급 하천에는 문제가 없었고, 2급과 소하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1급 하천에 도움을 주는 댐을 왜 소하천에 처방하는지, 진단은 잘 해 놓고 왜 대안은 댐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더 이상 댐 중심의 치수정책은 시대에 맞는 않는다”며 “건교부와 수공, 토목업자들은 댐이 아닌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계탁기자
이번 장맛비로 집과 가족을 잃은 피해주민들이 그늘진 얼굴로 심포지움에 참석해 발제를 듣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또 ‘치수(治水)는 치국(治國)’이라며 물관리청 신설을 제안한 뒤 “한탄강댐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백년대계의 치수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2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환경지속성지수에서 한국은 136위의 환경후진국으로 평가된 바 있다. 이날 심포지엄을 주최한 136환경포럼은 이를 반성하고 환경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환경재단이 우선 사업으로 선정했으며, 각계각층의 전문가로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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