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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기사(8월23일)

‘안보우선 지역희생’ 언제까지…
전국단위 일간지, 직도사격장 논란 ‘지역이기’ ‘반미선동’ 되풀이

‘분단국가→ 안보우선→ 한미동맹→지역희생’. 적용되는 지역만 바뀔 뿐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서울공화국’의 공식이다.

전북 군산 앞 바다 직도사격장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 미국정책팀 공평원 중령은 지난 18일 국정브리핑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직도사격장에 자동채점장비를 설치하면 인근 주민과 군 모두에게 도움을 준다…국가의 안보를 유지하는 것은 지역의 이익보다는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중요한 문제이다…군의 평시훈련은 불가피한 것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최소한의 불편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감내해야만 한다.”

지난 71년 사격장 개장 이후 일어난 사망사고와 조업통제로 인한 생업피해는 ‘최소한의 불편’으로 대체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감내해야만 한다’고 짐짓 위엄 있게 말하지만 이는 실상 ‘광화문 한복판에 사격장을 세울 순 없으니 네가 좀 감내하라’는 말과 다름없다. 고장난 축음기가 30년 넘게 돌고 있는 셈이다.

“서울 한복판에 비행기가 날아다니면 시민이 아니라 언론부터 가만 안 있을 것”이라는 한 평택시민의 2년 전 지적도 여전히 유효하다. 조선일보는 지난 18일자에 <"직도로 '반미 선동'말라"> 기사를 올렸다. 민주당 전북 군산시위원회가 낸 성명을 인용한 것이나, ‘주민의견 수렴하라’ 등 여러 요구 중 ‘반미 선동 말라’는 부분만 제목으로 뽑은 것이다.

세계일보도 같은 날 사설 <미군 사격장, 반대만 할 일인가>에서 “미 공군에 사격장을 제공하는 것은 한미 동맹 문제 이전에 우리의 도리다. 주한 미군이 주둔하길 원하면서 미군에 훈련장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사설에는 미국에 지킬 도리는 있어도 자국의 시민들에게 보여줄 도리는 없었다.

문화일보도 17일자 사설 <직도 공군사격장 '제2의 평택' 돼선 안 된다>에서 “우리는 ‘평택 시행착오’가 ‘직도 시행착오’로 재연돼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고 주장해 ‘혹시나’하는 생각을 갖게 했으나, 뒤이어 “현지 주민의 피해의식을 부추기는 시민단체의 눈치를 보는 식이라면 한미 양국의 합의 시한 10월을 지나서도 여전히 표류하기 십상일 것”이라고 결론지어 ‘역시나’인 모습을 보였다. 이들 신문에선 ‘서울공화국’ 밖에 사는 국민들의 주장은 종종 ‘지역이기주의’로 둔갑하고, 행여 미군문제로 항의하면 ‘반미선동’ 딱지가 붙는다.

반면 전북지역 일간지 보도·사설은 이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새전북신문은 지난 16일자 사설 <직도사격장, 아직도 민심 못 읽나>에서 “국가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기이익만을 앞세울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정부 결정을 따르라고 큰소리치는 태도도 구시대적”이라고 역설했다. 이튿날 사설 <직도 문제 해결 정부의 역할 긴요>에서도 “사격장으로 지역주민들의 피해가 분명한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은 마련해야 한다. 국가가 주민희생에 대한 대책을 내놓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전북도민들이 방폐장 때와 마찬가지로 ‘의견수렴 부족’을 지적하자 정부는 뒤늦게, 그것도 일방적인 소통을 꾀했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과 김성일 공군참모총장 명의로 전북지역 종합일간지 1면 하단에 <직도 사격장에 관한 진실을 말씀드립니다>라는 의견광고를 실은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주장하는 ‘진실’에는 없는 사실, 사격장으로 고통받아온 직도 인근 주민들과 방폐장 문제로 원치 않은 갈등에 휘말린 전북도민들의 심경은 다른 데 있었다.

새전북신문 정윤성 화백이 그린 21일자 3면 만평 <태풍주의보>에서 우울한 표정의 기상캐스터는 이렇게 말했다. “태풍 ‘방폐장’이 휩쓸고 간 지역에는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권력을 앞세운 또 다른 태풍 ‘직도사격장’이 북상하고 있어 시름만 깊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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