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일반 관련자료

해수부 “총리실이 공개말라 지시”

상태양호한 장항갯벌, 환경영향평가 공개 안되는 이유
[현장] 서천어민들과 해수부의 엇갈리는 대화록
[이준희 기자의 노컷취재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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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새만금, 대규모 장항갯벌매립사업을 막아야 한다”며 지역 어민들로 구성된 ‘장항국가산업단지 반대 서천주민대책위’와 환경연합의 건설반대 운동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1일 서울 안국동에 소재한 해양수산부 앞에서 장항갯벌 매립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장항갯벌에서 캐어온 살아있는 조개와 진흙, 갈고리와 탄원서 등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전달하려고 했다.

양측은 해수부 고객 접견실 앞에서 부딪쳤다. 해수부 측은 장관이 부재중이라며 이를 받을 수 없고 민원실을 통해서 접수하겠다고 맞서 서천 어민들과 해수부 측의 장시간 공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서천 어민들은 “장항갯벌이 살아있는데도 서천군청이 ‘갯벌이 죽었기 때문에 갯벌을 매립해 산업단지를 조성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으니, 해양수산부가 나서서 갯벌 조사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해수부 측은 장항갯벌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 공개를 회피하면서 8월 중에 하겠다는 원론만 되풀이 했다. 어민들의 생존권과 갯벌 생명의 존망이 걸린 문제이기에 서천 어민들과 환경연합 관계자들은 답답했다.

“어민 없는 해수부가 어디 있어?”

“장관이 어민들을 만나지 않고 철저하게 이 사건에 대해서 무관심하게 행동하는 것은 장항갯벌 매립에 찬성한다는 것이다.”(염형철 환경연합 활동처장)

“서천군이 바다가 썪었다고 거짓말해도 해양수산부 장관이 그냥 쳐다보고 있다. 어민이 없으면 해수부 장관이 왜 필요하냐? 여기 온 것만 해도 벌써 세번 째다.”(이우봉 서천어민회장)

“장관이 없다고 하니 여기서 전달하자. 안 받으면 이 자리에서 주저 앉겠다.”(서천주민대책위 측)

“이게 장항갯벌에서 캐어 온 조개다. 이게 얼마나 싱싱한데, 갯벌이 썪었다고 하는거야? 내가 보여주겠다(백합 조개를 바닥에 쳐 깨뜨려서 직접 먹음).”(서천주민대책위 측)

“서천군수가 갯벌이 썪었다고 거짓말을 하면 해수부 장관이 이것을 규명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어정쩡하게 가만 있는 건가?”(서천주민대책위)

서천어민들은 분노가 폭발했다. 어민들은 해수부 고객 접견실 복도에 주저앉아서 농성에 들어갈 태세다. 구호가 터져나왔다. “어민을 외면하는 해수부 장관 각성하라!” “해수부 장관 나와라!” “장관은 무슨 장관이야? 장관 자는 빼고 이름만 불러”

방훈규 서천주민대책위 공동대표 등은 연신 “해수부 장관이 어민들을 안 만난다니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가? 이런 사가지 없는 경우가 어딨냐”며 흥분했다.

이에 대해서 유정석 해양보전과장은 “서천군에 (장항갯벌매립에 대해서) 찬성, 반대 입장이 있다. 저희는 중간 입장이다. 국무조정실 회의에 나가서도 비공개지만 정확하게 보고했다.”

서천어민들은 “조사결과가 뭐냐”고 따졌다. 해양보전과장은 “갯벌 물 빠질 때 현장 조사를 나가서 살펴봤다”며 “갯벌은 양호한 상태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서천 어민들은 “서천군이 갯벌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는데 갯벌이 양호하다는 사실을 해수부가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보전과장이 어떤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갯벌을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달라”고 재차 주장했다. 김혜정 환경연합 사무총장도 “장항갯벌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조사가 보전과장의 전결사항이라고 하는데, 보존 여부에 대해서 해수부는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다”고 질책했다.

해수부 “갯벌은 양호하다”

어민들의 요구에 대해서 유정석 해양보전과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묵시적인 동의를 나타냈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 조사 전문가라는 해수부 직원의 엉뚱한 말이 어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더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분들께서 여기에 와서 이러는 것에 대해서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난데 없는 이 전문가의 주장에 대해서 어민들은 격양했다.

윤준하 환경연합 대표가 어민들을 진정시키면서 말했다. 윤 대표는 “장항갯벌 해수부 조사결과를 발표해 달라”며 “그건 해수부의 의무사항”이라고 꼬집었다.

서천 어민들과 환경연합 측과 해수부 측의 공방은 쉽사리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해양보전과장은 재차 “장항갯벌은 전반적으로 상태가 굉장히 양호하다. 다른 시각(갯벌이 죽었다는)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제가) 세번 가서 직접 보고 갯벌 할머니 말씀도 들었다. 갯벌을 매립하는지 모르는 분들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유 해양보전과장은 “여러 입장들을 종합해 장관에게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며 “8월 중에 현장 방문 조사를 더 하고, 조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에 대해서 염형철 환경연합 활동처장은 “해수부 해양보전과장이 ‘갯벌 상태가 양호하다’면서도 갯벌이 죽었다는 것에 대해서 해수부의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자신의 역할을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서천 어민들과 해수부 측의 공방은 1시간 30분만에 진정됐다. 서천 어민들이 갯벌에서 캐어온 조개와 진흙, 갈고리, 탄원서 등을 해수부 안내실에 접수하고 자진 해산 하기로 결정한 때문이다.

방훈규 서천주민대책위 공동대표는 “갯벌을 매꿔서 성공한 적 한번도 없다. 장항갯벌은 서천군의 보물인데 이것을 매립하지 말라”며 “평화스럽게 살아가는 어민들에게 자꾸 뭐 해 준다고 괴롭히지 말라”고 해수부 관계자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그럼, 유정석 해수부 해양보전과장이 ‘직접 현장 조사를 하고 갯벌상태가 양호하다고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비공개로 보고했다’고 하는데 왜 그 사실을 언론에 발표하지 않는걸까? 이에 대해서 기자가 현장에 있던 해수부 직원에게 물었다.

“갯벌조사 결과를 왜 발표하지 않는가?”(시민의신문)

“정부정책현안조정회의(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 주관)에서 보고했는데 모든 부처에 장항갯벌 환경영향평가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게 지시했다.”(해수부 직원)

“이유가 뭔가?”(시민의신문)

“…..”(해수부 직원)

정부, 장항갯벌 조사결과 공개 시급해

환경부는 지난 5월 1일부터 환경영향평가서 원문 등 환경영향평가 관련 정보를 수록한 <환경영향평가 정보지원 시스템(http://eiass.go.kr)>을 구축해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정보지원 시스템>을 통해서 98년 이후 협의된 환경영향평가서중 사업자 및 평가대행자가 공개에 동의한 4백94개 사업의 평가서 원문(본문 및 협의의견 포함), 환경평가서에 포함된 사업개요, 환경현황 및 환경질 측정 자료 등 22개 항목의 추출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인터넷을 통해서 공개하는 마당에 총리실 주관 정부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해양수산부가 보고한 장항갯벌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말 것을 해수부 등 관련 부처에 지시한 이유는 뭘까? 장항갯벌 매립을 둘러싼 서천어민.환경단체와 지자체.정부와의 대립과 갈등을 키운 주범이 국무총리실과 해수부 등 정부가 아닌지 의아스럽다. 정부의 답변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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