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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교통부, 수해 앞에서 ‘나태’하지 않았다”

“건설교통부, 수해 앞에서 ‘나태’하지 않았다”
[반론] 다목적 댐 홍수 조절, 이렇게 한다

지난 7월 18일 환경운동연합 김낙중 국토정책팀장은 건설교통부의 안이한 충주댐 수위 조절 운영이 남한강의 범람과 4년 만에 발생한 서울시 한강 둔치 침수의 원인이 됐다고 <프레시안> 기고문에서 주장했다(“건교부의 ‘나태’가 한강 홍수 키웠다”).

이 주장에 대해 건교부 수자원개발팀에서 반론을 보내왔다.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64시간 동안 충주댐에서 예비방류를 하지 않아 수해 피해가 더 커졌다는 김 팀장의 주장은 한강의 댐들 사이의 연계 운영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편집자>

지난 7월 18일 <프레시안>에 환경운동연합 김낙중 국토정책팀장은 “건교부의 ‘나태’가 한강 홍수 키웠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하였다. 이 글을 읽고 다목적 댐 운영에 대한 정책을 담당하는 자로서 댐 운영과 관련한 기초 상식에 바탕을 두고 기고에서 주장한 내용에 대하여 올바른 판단을 알리고자 이 글을 기고한다.

댐에 물이 찼는데 왜 방류를 안했느냐는 주장에 대해 설명하려면 댐의 역할부터 기상 상황, 하류 하천의 영향 및 피해 정도에 따라 취해야 하는 행동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먼저 본 글이 기고문답지 않게 다소 장문임을 밝혀둔다.

홍수 조절, 만만치 않다

댐은 크게 기능별로 다목적 댐, 발전 댐, 용수 댐, 농업용 댐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들 댐들의 역할은 대강 이름만 들어도 무슨 용도로 건설되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이들 댐은 왜 필요한지 먼저 기상상황부터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비는 1년 중 거의 여름철에 한꺼번에 내린다. 이 비가 여름철 내내 항시 적당히만 내려준다면 농사짓기도 좋고, 냇가에 나가 놀기도 좋고, 우산 쓰고 데이트 하기도 좋을 텐데, 요즘 비는 한꺼번에 국지적으로 예측할 수도 없이 내린다. 그래서 우리는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할 경우에는 집에 빗물이 새는지도 한번 살펴봐야 하고, 담 벽은 괜찮은지, 산사태 위험은 없는지, 하천 제방은 튼튼한지 등등 대비하여야 할 일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다목적댐도 강우 상황이 예보되면 이에 대비하여 홍수 조절이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댐 내에 충분한 저수 공간을 사전에 확보하여 홍수 조절이 용이하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릴 때 다목적 댐은 다음과 같은 일을 한다. 홍수 조절이 그것이다. 평상시에는 국민들이 먹을 식수 공급과 하천에 물을 공급하여 물고기도 살고, 생태 환경도 조성하도록 물을 공급하다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홍수기에는 홍수 조절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가능하면 댐을 최대로 비워두어 오는 비를 다 가두어야 홍수 조절의 효과가 최대치에 이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만만치 않다. 왜냐하면 비가 언제, 어디에, 얼마만큼 오는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작정 홍수기라고 비워두고 있다가 기상예보가 부정확하여 비가 안 내리거나, 혹은 적게 오면, 그래서 가뭄이 심각해 질 경우 그 다음엔 물이 부족하여 당장 사람들의 식수 문제가 발생하고, 농사 문제와 하천 생태계의 교란 등 생활에 있어 곤란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예측되지 못하는 가뭄에 대비하여 생활용수 및 농업용수, 하천유지용수 등 용수를 미리 확보하여야 하는 것도 다목적댐의 역할이다.

그래서 홍수기에도 물은 남겨두어야 하는데 얼마를 남겨두고 얼마를 버려야 다음해 홍수기가 접어들기 전까지 물 걱정이 안 될지 예측이 정말 어렵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예상치 못한 호우나 해일 등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들을 보면 우리가 능히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기상정보가 사전에 예측이 가능하도록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된다면, 자연재해 피해도 많이 감소시킬 수 있으며, 댐에서 홍수조절을 위한 수위조절은 훨씬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기상정보의 신뢰성은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언제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예측이 가능할지 궁금하다. 아마도 수백 년 후쯤 과학이 지금보다 훨씬 발전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충주댐 홍수조절, 이렇게 이뤄졌다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홍수 조절을 잘 할 수 있을까? 이제부터 금번 홍수에서 홍수 조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충주 댐을 예로 들어 함께 고민해 보자. 충주 댐은 다목적으로 사용하라고 건설되어 홍수 조절도 하고, 용수도 공급하는 그야말로 다목적용으로 쓰는 댐이다. 이런 다목적 댐의 홍수 조절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왜 물을 마음대로 버리지 못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충주댐에 가두어 놓을 수 있는 물의 양은 총 27억5000만t이다. 이 물은 현재 공급하고 있는 지역의 주민들이 530일간 버틸 수 있는 상당히 많은 양이다. 아시다시피 물은 많이 확보해 둘수록 좋다. 어디든 필요하니까.

그런데 충주댐은 건설할 때 이미 평상시에는 물을 얼마만큼 가두고, 홍수기에는 얼마만큼만 홍수조절을 시행할 수 있도록 그 기능과 역할을 부여받았다. 우리가 태어남과 동시에 이름과 생일, 아버지가 누구, 어머니가 누구 등등 기본적인 호적이 있듯이 댐도 그렇게 미리 정해진 역할이 있는 것이다. 당연히 댐은 그 호적에 맞도록 운영만 되면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주어진 운명대로만 사는 것에 만족을 못 느낀다. 우리가 아이들의 학교 성적을 이번 학기에 10등을 했으니 다음 학기에는 5등까지 성적을 더 끌어 올리도록 요구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댐도 마찬가지다. 이미 만들어진 호적이 있지만, 호적정정은 하지 않더라도 더 큰 기능을 수행하도록 해야 만족을 느낀다. 그래서 이름도 생소한 가변제한수위라는 용어를 만들게 되었다. 말 그대로 비가 많이 올 것이라는 기상상황이나 댐 여건에 따라 규정에 정해진 홍수기 제한수위 아래에서 사전에 충분한 저수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부여한 조치다. 이 재량권은 수위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비가 얼마나 올 것인가에 따라 댐 관리자가 홍수기 제한수위 아래에서 재량을 가지고 수위를 결정하도록 하여 홍수에 대비하도록 한 것이다.

이제 이 재량권인 가변제한수위에 대하여 충주댐을 대상으로 좀 더 상세히 소개하겠다. 충주댐이 가지고 태어난 홍수 조절 용량은 총 6억1600만t이다. 이것은 아무리 비가 내려도 홍수기가 지난 다음에 공급할 용수공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홍수조절은 이 만큼만 하라고 만들어 놓은 조절용량이다. 그 용량을 맞추기 위해 정해놓은 홍수기 최저 저수높이를 홍수기 제한수위라 하여 138m이고, 최고로 저수할 수 있는 높이를 계획홍수위라 하여 145m이다. 충주댐은 홍수기간 중에 이 수위 내에서 홍수 조절 임무를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태어나길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번 충주댐에서는 7월 10일에 이 수위를 122.5m까지 낮추었다.

왜? 태풍이 올라오고 장마가 시작되었으니 댐의 역할 중 홍수조절 역할을 최대로 하기 위해 가변제한수위를 적용하였고, 그 결과 충주댐의 홍수조절용량은 기본적인 홍수조절용량에 더하여 8억3000만t이라는 추가 홍수량을 댐 내에 가둘 수가 있어서 그만큼 더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이 추가 홍수량의 사전 확보는 가변제한수위 제도가 요구한 목적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금번 홍수에 참으로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댐의 방류 때 ‘댐 연계 운영’ 고려해야

다음으로 충주댐의 시간대별 방류량을 근거로 문제제기한 사항에 대하여 살펴보자. 문제제기 사항은 충주댐이 7월 13일 01시까지 가변제한수위 125.95m를 유지하다가 그 이후부터 수위가 상승하여 132m까지 되었다. 비가 앞으로 더 내릴 것이니 다소 소강상태를 보인 7월 13일과 7월 14일에 가변제한수위까지 수위가 저하되도록 사전에 방류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7월 16일 전후에 내린 기록적인 강우에 대비하지 않았다는 논리로 문제를 제기하였다. 결과론적으로 충주 댐 하나만 생각하면 당연히 맞는 말이다. 이제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수계 내에 댐이 하나만 있고, 피해지역이 없다면 댐에 물이 유입되는 대로 무조건 방류하면 가변제한수위를 항시 유지할 수 있다. 아니 가변제한수위 자체도 필요 없게 된다. 그러나 충주댐이 속해 있는 한강수계에는 총 10개의 댐이 있다. 북한강에 소양강댐, 횡성댐, 화천댐, 춘천댐, 청평댐, 의암댐, 팔당댐이 있고, 남한강에 충주댐, 괴산댐, 도암댐이 있다. 이들 댐 들은 홍수조절 효과를 최대로 거둘 수 있도록 상호 연계하여 운영하는 댐연계통합운영시스템을 홍수기 중에 가동한다.

이 시스템은 댐들이 각각 마음대로 방류하거나 마음대로 저수를 하게 되면 홍수조절이 불가능하여 하류에 더 큰 홍수피해를 가져오게 되거나, 댐 붕괴 등의 안전문제에 당면할 수 있기 때문에 통합하여 운영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한강수계에는 한강홍수통제소라는 통제기구를 두고 일원화된 방류 조정을 통해서 홍수조절을 하도록 하였다. 쉽게 이야기하면 한강홍수통제소에서 한강수계에 유입되는 물의 양을 통제하여 하류 수도권 홍수피해를 예방하고 예상치 못한 폭우에도 최소의 피해가 되도록 각 댐들에게 얼마만큼만 방류하고, 또 때론 방류를 못하도록 엄격한 통제를 하는 것이다. 이것이 한강수계 댐 연계운영의 기본이다.

금번 홍수기 중의 충주댐은 태풍 ‘에위니아’ 및 장마에 대비하여 7월 10일 이전에 가변제한수위를 홍수기 제한수위 138m보다 15.5m 낮은 122.5m까지 유지토록 함으로써 8억3000만t의 홍수조절용량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었고, 총 14억4600만t(2.3배)의 홍수조절효과가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한강수계 한강홍수통제소는 태풍 에위니아의 접근에 따라 이미 7월 10일 이전부터 한강 수계 내 전체 댐을 연계 운영하는 시스템 체제로 접어들어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당시 수계 전체의 상황은 7월 12일에 하류 일산·고양 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강우(388㎜)로 이미 지역적인 침수가 진행되었고, 또한 7월 12일 17시50분에 발효된 기상청의 기상특보에 의하면 서울·인천·경기 지역에 호우경보, 강원과 경기 일부지역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하여 총 예상 강우량을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으로 발효하는 등 7월 12일부터 7월 15일까지 계속적으로 특보 발효와 해제가 진행 중에 있었다.

따라서 7월 12일 19시 현재 당시의 하류 상황 및 기상 특보 상황이 주어지는 여건 속에서 한강수계 내에는 상류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상대적으로 저수공간이 적은 청평댐은 홍수기 제한수위를 1m 가량 남겨두고 초당 4420t의 물을 방류하고 있었고, 춘천댐이 초당 1207t, 의암댐의 경우에도 1720t의 물을 방류 중에 있어, 이들 댐의 방류만으로도 이미 팔당댐의 유입량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팔당댐에서도 그 시간대에 초당 7316t의 물을 방류함으로써 하류 한강 잠수교가 7월 12일 24시를 기해 보행자통행제한 조치가 내려지는 등 하류상황이 불안정한 상황에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여 한강수계 최상류 댐인 소양강댐과 화천댐은 방류금지, 상대적으로 저수에는 여유가 있으나 유역면적에 비해 저수면적이 적은 충주댐은 7월 14일 16시까지 초당 700t 정도만을 방류하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충주댐의 저수위는 당초보다 높은 132m까지 상승하게 되었는데, 이는 댐 연계 운영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그 시기에 소양강댐과 화천댐의 경우에도 각각 초당 3546t과 833t의 물이 댐에 유입되어 수위가 상승하고 있었음에도 방류를 하지 못하는 결과와 마찬가지로 해석하면 된다.

따라서 사전에 비워두도록 마련한 가변제한수위 제도를 확대 해석하여 댐연계운영 기간 중 계속되는 강우 상황에서도 그 수위를 유지하도록 하게 되면 수계 내 각 댐들은 서로 앞 다투어 그 수위를 유지하려고 무조건 방류를 시행하게 되고, 그리하면 수계 전체에 대한 홍수조절이 불가능하게 되어 하류지역에 위치한 도시들은 홍수범람 위기 또는 범람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그러므로 지난번 환경운동연합 국토정책팀장의 기고문에서 주장한 가변제한수위를 인위적으로 맞추기 위해 방류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댐 연계 운영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한 개 댐의 방류 결과와 강우상태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다고 현실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강우상황에 대한 전체적인 상황을 도외시하고 판단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충주댐 덕에 대규모 홍수 막았다

금번 홍수에서 한강수계의 댐들은 참으로 많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소양강댐과 화천댐의 역할은 차지해 두더라도 충주댐의 역할에 대해서는 소개를 해야겠다. 충주댐 유역에는 7월10일부터 18일 사이에 602㎜라는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기록적인 강우가 유역에 내렸다. 이로 인해 충주댐에는 설계홍수량(500년 빈도, 1만8000t)보다 큰 1000년 빈도의 초당 2만2650t이 유입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음에도 충주댐은 하류 여주 및 수도권의 안전을 위하여 댐 계획홍수위 145m에 불과 1m인 144m까지 수위가 상승하였으나 초당 9000㎥정도만을 억제 방류함으로써 하천수위를 저하(여주 3.05m, 인도교 2.24m)시키는 역할을 수행하여 하류지역의 대규모 홍수를 막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이다. 금번에 내린 기록적 폭우가 충주댐의 능력을 실험한 것이 아닌가 한다.

한정된 지면의 이 글을 통해서 댐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과 금번 홍수기의 충주댐 방류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해를 구하고, 댐 운영에 대해 오해가 없도록 하자는 데에 이 글의 의미가 있다. 아울러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한 마디 당부하고 싶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가까운 홍수통제소나 댐에 방문하여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들에 대응하여 밤낮으로 움직이는 고마운 사람들의 손을 한 번 더 따뜻하게 잡아주고 돌아오길 바란다. 보다 더 성숙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최준영/건설교통부 수자원개발팀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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