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관련자료

조선일보, 건설족과 함께 ‘댐.. 댐..’ 합창

조선일보, 건설족과 함께 ‘댐…댐…’ 합창
동아·중앙 바통 이어받아 ‘수해=댐부족 탓’ 강변
한국·경향·한겨레 “댐 건설만이 능사 아니다”

2006/7/19
조은성 기자 missing@ngotimes.net
‘해마다 물난리여도 10년간 댐 하나 못 짓는 나라(조선일보 19일자 사설)’, ‘댐 건설 막힌 곳 홍수피해 컸다(19일자 5면 기사)’.

조선일보가 중앙·동아의 ‘댐 건설’ 예찬 바통을 이어받았다. 물난리가 난 원인을 댐 부족으로 돌리면서 발 빠르게 건설족들의 이해대변에 나선 중앙·동아일보. 이들보다 한발 늦긴 했지만 조선일보는 보다 ‘확실’하게 건설족들의 입장에 선 보도로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려는 모습이다.

조선일보
조선일보 19일자 사설 ‘해마다 물난리여도 10년간 댐 하나 못 짓는 나라’.

조선일보는 19일자 사설에서 북한강에는 6개의 댐이 있지만 남한강에는 충주댐 하나밖에 없어 홍수에 취약한데도 정부가 환경단체 등에 밀려 댐 하나도 못 짓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월댐(일명 동강댐)… 환경단체 반대로 백지화’, ‘당연히 있어야 할 곳에, 계획까지 다 세워놨던 댐이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건설되지 못하면서 결국 인명을 앗아가고 엄청난 재산손실을 낳았다.’

조선일보의 기사를 읽으면 단순도식에 익숙해지게 된다. 수해를 막으려면 댐을 지어야 하는데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의 반대로 막혔고 결국 이 지경의 물난리에 이르렀다는 도식이다. 중앙·동아가 이미 내세운 도식에 따라 충실히 보도한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보다 노골적으로 환경단체를 할퀸다. “댐 건설을 가로막았던 환경단체는 서울이 물바다라도 되면 그때 가서 자기들이 무슨 책임을 질 수 있는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똑같은 사실, 상반된 해석

이에 대해 한국일보는 19일자 사설에서 “오랜 국민적 논란을 거쳐 선택된 댐 건설 보류를 마치 급진적 환경단체의 주장만 들어준 것으로 이해하는 것도 사실적 경과를 왜곡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조선일보가 기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동강댐(영월댐)의 경우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자 국무총리실이 1999년에 ‘영월댐 타당성 검토를 위한 공동조사단’을 꾸려 10개월간의 조사 끝에 2000년 물관리 정책조정위원회에 의해 건설이 중단”됐다.

조중동 보도 따라 춤추는 정부·여당

조중동으로부터 가장 핍박을 당하면서도, 조중동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또 가장 조중동의 영향을 받는 게 정부·여당이다.

정부·여당은 이들 신문이 다목적댐 건설 보류가 이번 수해의 큰 원인인 것처럼 보도한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즉각 반응하고 나섰다. 백지화됐거나 그동안 보류해 온 7곳의 다목적댐 건설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

조중동이 정부를 두들긴 지 하루 만에 그들의 의도대로 움직여주고 있는 당정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홍수관리의 실패책임을 댐 부족문제로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지질조사와 사회적 합의과정을 통해 백지화된 동강댐 등의 건설을 재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은성 기자
똑같은 사실을 두고 <조선>과 <한국>의 해석은 매우 상반된다. <한국>은 일방적 강행이 아닌 민주적 여론수렴이라는 과정에 주목한 반면 <조선>은 댐 건설을 ‘소신있게’ 밀고 나가지 못한 정부의 ‘유약함’을 질타한다.

“(정부는) 누가 반대한다고 하면 위원회부터 만들어 놓고는 ‘당신들이 알아서 결정해 달라’고 하는 습관적인 ‘책임 떠밀기 병’부터 고쳐야 한다.”

조선일보의 해석이 이렇게 전개되는 이유는 결론에 이미 ‘댐 건설’을 설정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위원회 등을 통한 사회적합의과정은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예산낭비’로만 비춰진다. 화끈하게 댐 건설을 추진해야 국민을 생각하는 정부라는 조선일보의 믿음은 사설 및 기사에서 너무도 확고하게 나타난다.

조선일보의 19일자 1면 톱인 ‘재해예산 분석해보니…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한국 / 일본은 예방에 87% 한국은 복구에 60%’라는 제목의 기사는 현 시점에서 매우 타당한 지적을 하고 있다. 단기적 피해복구에만 예산을 투입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수해방지를 위한 예방투자를 해야 한다는 게 요지이기 때문이다. 이는 사후 복구에만 급급한 정부대책을 비판하는 환경단체의 주장과 맞닿아 있다. 다만 이어지는 대안제시가 조선일보는 ‘오직 댐건설’인 것이고 환경단체는 ‘댐건설만이 대안은 아니다’는 것이다.

염형철 환경연합 활동처장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모든 댐이 의미가 없다거나 무용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치 댐 몇 개 세우는 게 대단한 홍수 대책인양 억지를 부리거나, 홍수조절 능력이 거의 없는 팔당댐을 배경으로 홍수와 관련해 인터뷰하는 등의 눈속임은 사라져야 한다. 댐이 가진 이미지와 댐의 홍수조절효과를 혼동해선 안 된다.”

<한국> 맹목적 댐 건설론에 제동

그러나 모든 언론이 조중동과 같이 댐 건설을 예찬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일보는 19일 ‘물난리 대책, 댐 건설만이 능사인가’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현재와 같은 댐 건설 논의가 수해요인 분석 및 대책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데서 졸속검토를 우려”했다. 한국일보는 특히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강원 영서지방 수해의 경우 “댐의 부재보다는 경사면의 무성했던 임야가 고랭지 채소밭, 목초지, 스키장 등으로 바뀌어 하천으로 흘러들기 전의 수량이 크게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붙잡아 둘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물이 그냥 흘러내려갔고, 더욱이 그 물이 임도 등 인공 ‘물길’을 따라가며 가속도를 붙였다”는 설명이다.

한국일보는 “이런 상태를 그대로 둔 채 댐만으로 자연의 복수를 막아낼 수는 없다”며 “우선 내린 비를 최대한 잡아둘 수 있는 활엽수림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더 이상 경사면의 농경지나 관광개발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한편, 산간의 자갈길 포장을 자제하는 등 유속을 늦출 수 있는 제반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나서 댐 건설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물의 도시인 춘천과 양평의 짙은 안개와 혹한에서 보듯 댐의 악영향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는 19일 1면에도 ‘한탄강·동강·남강 등 3개 수역 다목적댐 꼭 건설해야 하나’라는 기사를 싣고 건교부 측 주장뿐만 아니라 “난개발이 더 문제”라고 반박하는 환경단체 및 주민들의 주장을 비중 있게 다뤘다.

<한겨레> 수재 책임 떠넘기고 개발건수 챙기려는 건설족 비판

한겨레는 이번 수재를 통해 일거양득을 취하려 하는 ‘건설족’을 정면 비판했다. 한겨레는 19일자 사설에서 “건교부, 수자원공사 등 건설족이 수재책임을 떠넘기려 환경운동단체들의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고 지적했다. 서울 양평동이나 고양 행주외동 등 도시지역의 침수피해는 부실공사가 원인이었고, 강원도 지역의 통행두절 사태는 마구잡이 도로공사로 인한 것이었으며, 강원 산간지역과 하천주변의 피해도 하천정비 불량과 막개발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언급한 한겨레는 건설족의 책임회피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이번에 가장 큰 수재를 당한 동강 상류의 정선과 평창지역을 예로 들어 건설족의 주장을 반박했다.

“동강댐이 건설됐다면 이 지역은 아예 수장됐을 것이다. 동강댐의 홍수조절 기능을 꼽기도 하지만 남한강 유역의 수계가 워낙 넓기 때문에 동강댐의 수위 조절 능력은 20cm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영월의 침수 위험도 꼽지만 영월은 배수시설 정비와 제방 보강으로 안전할 수 있었다. 게다가 동강지역은 단층대와 석회암 지대로 지반이 허약하다. 동강댐이 붕괴된다면 그 피해가 어디에 이르렀을까.”

한겨레는 “문제는 신뢰성을 잃은 건설족의 처신”이라고 꼬집고 터무니없는 물 수급 통계를 들이대거나 물난리 책임을 엉뚱한 데 돌리고 댐의 기대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등의 행태를 열거했다. 이어 “책임있는 관리들이 책임회피는 물론 밥그릇 챙기기 궁리나 해서야 되겠느냐”고 따끔하게 일침을 놓았다.

한겨레는 같은 날 ‘중부 물난리 댐 부족 탓 논란’이라는 1면 톱기사를 통해 건교부 등 건설족과 환경단체의 대립을 주요하게 다루기도 했다.

<경향> ‘문산’이 주는 교훈을 들어라

경향신문은 연례행사가 된 수해에서 ‘문산’이 주는 교훈에 주목했다. 96년, 98년, 99년 시가지가 완전히 물에 잠기는 등 막대한 수해를 입었던 파주시 문산읍은 2003년 일부 농경지 침수 외에는 별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한탄강, 임진강 하류에 있어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문산은 올해에도 전혀 피해를 받지 않았다. 제방을 높이고 배수시설을 확장하는 것만으로 수재에서 벗어났던 것이다.

<경향>은 “파주의 변신은 수방에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파주시는 2000년부터 3년 동안 4천억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수방시스템을 세웠다. 둑방을 높이고 하천의 바닥을 넓히고 배수펌프장을 증설하는 등 다각적인 수리사업을 진행했다. 한탄강댐 건설이 유일대책인 것처럼 이에 매달린 정부와 달리, 파주시 스스로 체계적인 수방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상습홍수지역’이란 사슬을 끊었다. 과거 폭우만 내리면 물에 잠기던 파주시 월롱면에 세계최대 규모의 LCD단지가 들어설 수 있게 했다.”

한겨레 역시 19일자 사설에서 예방투자로 홍수지역에서 벗어난 문산의 예를 들고 “건설족이 기억해야 할 것은 1996년과 99년 연천댐의 붕괴로 말미암은 한탄강 수역 최악의 물난리”라고 역설했다.

댐 건설만이 수해방지대책이 아니란 사실은 충주댐의 방류억제가 가져온 두 가지 상반된 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남한강 유일의 다목적댐, 충주댐의 방류억제는 이번 집중호우 때 경기 여주군 등 수도권에는 방류 억제로 수해를 막아줬지만 댐 상류에 위치한 단양군 영춘면 일대는 물에 잠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동아일보는 이를 두고 영월댐(동강댐)이 있었다면 단양도 수해를 입지 않았을 것(19일자 사회면)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단양보다 위에, 그보다 더 위에 위치한 지역에 모두 몇 조가 들어가는 댐을 지어야 하는 것일까. 이 사례는 단순히 댐을 짓는다고 해서 수해가 예방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마다 그에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조은성 기자 missing@ngotimes.net

admin

환경일반 관련자료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