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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방조제 맨손 어민 목숨까지 앗아가

[한겨레]
“개펄에서 먹고살려고 그렇게 아등바등했는데….”
새만금 방조제가 막힌 전북 부안군 계화면 계화리 어민들은 14일 부안 혜성병원에서 치러진 동료 여성 어민 류기화(39)씨의 장례식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

류씨는 지난 12일 백합조개를 잡으러 계화리 개펄에 나갔다가 갯고랑에 빠져 숨졌다.

어민들이 비통해하는 것은 남편 고은식(42)씨와 함께 새만금 개펄을 살리려고 애써온 류씨 개인의 안타까운 사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방조제 끝물막이 이후 서서히 생명이 다하고 있는 새만금 개펄이, 이제 그곳에 수백년 동안 터잡아 온 맨손어민들의 목숨까지 앗아갈 지경에 이른 것을 섬뜩하게 실감하고 있어서다.

끝막이공사뒤 수문조작 불규칙 개펄 수위 예측 힘들어
조개 줄면서 깊은고서 작업 봉변
“바다가 있어 행복하다 했는데 자식들은 이제 어쩐디야…”

한국농촌공사는 태풍 에위니아의 상륙에 대비해 10~11일 방조제 안의 물을 최대한 빼냈다. 그 바람에 평소 물에 잠겨 있던 개펄이 드러났다. 이곳에서 류씨는 11일 평소보다 5배가 넘는 17만원어치의 백합을 잡았다. 바닷일을 끝내고도 남이 잡은 조개 선별작업을 하면서, 시부모를 포함해 일곱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그에게는 가뭄 끝 단비 같은 수입이었다. 이튿날 아침 그는 다시 같은 곳을 향했다. 그사이 수문이 닫혀 개펄은 물에 잠겨 있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그는 백합 채취 도구인 그레를 등에 메고 가슴까지 차는 물을 헤치며 갯고랑을 건너려 했다. 그러나 개펄은 그가 20년 가까이 매일 드나들던 그 지형이 아니었다. 근처에 있던 어민이 물에 빠진 그를 구해냈을 때 그는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새만금 갯벌배움터 ‘그레’의 정상용 간사는 “끝막이 공사 뒤 배수갑문 조작이 불규칙해지면서 경험 많은 어민도 갯벌의 수위를 예측하기 힘들어졌다”며 “새만금 간척사업이 갯벌을 죽이더니 이제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간다”고 말했다.

끝막이 공사 이후 조개가 줄면서 어민들은 허리까지 잠긴 물속에서 그레를 끌면서 뒤로 걷는 위험을 무릅쓰곤 한다. 전에는 물이 빠진 개펄 위에서 하던 작업이었다. 농촌공사는 갑문 조작 사실을 어민들에게 통보한 적이 없다. 그래서 시민환경연구소는 이번 사고를 ‘인재’라고 주장한다.

류씨는 늘 “바다가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마을에서 젊은 축인 그는 지난해 10월 청와대 앞에서 새만금 사업 중단 일인시위에 나서는 등 개펄 살리기에도 앞장섰다. 류씨와 함께 갯일을 해온 이승덕(58)씨는 “너무 억울하고 가슴이 아파. 올겨울엔 붕어빵 장사라도 하겠다고 했는데,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인 저것들은 어쩐디야…”라며 한숨지었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부안/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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