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관련자료

사전환경영향평가 미실시는 사업무효대상

주민들, 철원박격포훈련장 건설반대 승소
환경연합, 환영

환경영향평가를 이행하지 않은 국가사업에 쐐기를 박는 결정이 나왔다. 그동안 법원은 국책사업, 공익사업 등의 명분을 내세워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진행한 여러 사건들조차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어느 환경법학자는 ‘법원이 환경영향평가서의 내용에 대한 사법심사를 사실상 포기했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대법원(특별3부)은 2006년 6월 30일 강원도 철원군 도창리 주민 244명이 육군 1968부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법원은 지난달 6월 30일 국방부장관의 국방군사시설사업실시계획승인처분 무효확인사건에 대한 상고를 기각했다. 판결문에서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아 주민 의견 수렴 및 환경부 장관과의 협의과정을 원천 봉쇄한 것은 환경영향평가제도의 입법 취지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주민들의 직접, 개별적인 이익도 침해한 것이다. 이러한 행정처분을 당연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도 2004년 10월 8일 “이 사건 사업계획(박격포 사격장 설치사업)으로 달성하려는 전투력 증강 등의 행정목적을 감안하더라도 사전에 주민들의 생존에 직결되는 상수원 문제 등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것은 단순히 취소사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무효사유에 해당한다”고 주민들의 손들 들어준 바 있다.

국방부는 판결에 대해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으로서는 이 사격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2005년 9월 30일 서울고등법원 제4특별부에 항소했지만 기각 당했다.

국방부 산하 육군 1968부대는 기존 박격포사격장을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했지만 인근 주민들의 민원제기 등으로 사업을 포기한 후 1998년 4월경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도창리 인근 부지에 박격포사격장을 신설하는 ‘도창리 백골종합훈련장 피탄지조성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주민들이 법적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 사업부지가 33만제곱미터 이상으로 환경영향평가 대상이었는데도 해당 부대가 실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면적은 피탄지 3곳과 방화선 5만6천142제곱미터라며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육군은 백골종합훈련장을 조성한 후에도 주민들의 문제제기로 사용하지 못하고 인접 사단이 보유한 철원군 지역 사격장을 사용했다. 부대장이 교체되면서 다시 백골종합훈련장을 사용하려 했다. 주민들은 환경운동연합 환경법률센터에 법적 대응을 요청, 2003년 12월 5일 서울행정법원에 사업계획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환경연합 환경법률센터에 따르면, 국방부장관은 행정소송이 제기된 직후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해 원주지방환경청장에게 협의를 구했다. 해당 환경청은 “시설 설치가 완료된 뒤 실시하는 환경영향평가협의절차가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협의 자체를 거부하가 2004년 7월 9일 협의를 해주었다.

환경운동연합 환경법률센터는 재판에서 “사격장의 운영으로 인해 포탄에 함유된 중금속 등이 지역주민들의 식수 및 농업용수원인 지표수, 지하수의 오염은 물론 주변 농경지마저 오염시킬 우려가 있으며 토사유출로 인하여 재배 발생의 우려가 있고 나아가 주민들은 포사격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주민들과 환경연합의 우려를 해소할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패소하게 됐다.

환경연합은 5일 환영논평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저감불가능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시설은 그것이 비록 공공성을 가진 시설이라 하더라도 용인될 수 없다”는 결정을 환영했다.

환경연합은 이번 결정에 대해 절차적 하자의 문제로 사전에 환경영향평가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사후에 이를 거치더라도 사전에 거치지 않은 법적 하자는 치유될 수 없다는 점과 실체적 하자의 문제로 상수원 문제 등 사업과 관련된 중대한 환경문제에 대해 환경영향평가서상 대책방안이 부실하다면 평가대상사업과 관련한 행정처분의 적법성 여부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환경연합은 “종래 우리 대법원은 환경영향평가서의 내용부실에 대한 심사범위를 매우 좁게 인정해왔는데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중요한 문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의 부실성 여부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법심사를 한 것”이라고 했다.

<시민의 신문>박신용철 기자 psyc@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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