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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대통령 ‘바보’만들고 환경부는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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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디젤유 보급을 축소하는 쪽으로 정책을 변경해 온 산업자원부에 대해 환경부가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으나 산자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대통령을 ‘바보’로 만들더니 관련 부처의 의견까지 ‘묵살’한 것.

환경부 “산자부의 바이오디젤 보급정책 문제 많아 유보해야”

그 동안 환경부는 산자부가 7월 3일 고시를 통해 밝힌 새로운 바이오디젤 보급 정책이 성안되는 과정에서 이미 이 정책의 문제점들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6일 <프레시안>이 입수한 환경부의 ‘바이오디젤 혼합연료유 보급 정책의 문제점’이라는 문건을 검토한 결과 확인된 것. 이 문건은 2006년 6월 27일 정식 공문으로 산자부에도 전달됐다.

이 환경부의 문건에 따르면 “2006년 7월 1일부터 적용하는 정책은 2002년 5월부터 4년간 실시해 온 시범보급 사업 수준보다 공급 대상이 대폭 줄고 소비자의 바이오디젤유 사용 선택권을 제한함으로써 바이오디젤유 보급 사업을 오히려 후퇴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산자부의 새로운 바이오디젤 관련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환경부는 특히 “산자부의 새로운 정책은 BD20(바이오디젤유 20%+경유 80%)를 일부 버스, 화물업계로만 공급 대상을 한정해 일반 국민의 바이오디젤유 사용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나아가 “BD20 사용 차량의 일부 기술적 문제만 부각함으로써 이보다 더 중요한 대기 환경 개선 및 온실가스 저감과 같은 환경 개선 효과는 소홀하게 다루고 있다”고 산자부의 행태에 나타나는 문제점까지 지적했다.

환경부는 산자부가 지적하는 이른바 ‘일부 기술적 문제’와 관련해서는 “동절기 유동성 저하로 인한 연료 필터 막힘 문제는 바이오디젤유의 혼합 비율을 동절기용은 5~15%로 하는 것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또 “(바이오디젤유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까지 없어진다면) 이미 유가 보조금(258원/ℓ)을 받는 버스·화물업계에서는 더욱더 바이오디젤유를 사용할 인센티브가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결과적으로 “산자부가 내놓은 바이오디젤 정책은 문제가 많기 때문에 환경부, 환경단체, 관련업계가 참여해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기까지는 기존 시범보급 사업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산자부에 요청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산자부는 이런 환경부의 요청을 묵살하고 문제가 많다고 원성이 자자한 바이오디젤 정책을 밀어붙여 7월1일부터 실시되도록 하기에 이르렀다.

산자부 ‘대통령 바보 만들고 중소기업 죽였다’ 사실상 인정

한편 <프레시안>이 5일 산자부가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바이오디젤유 사용 확대를 약속해 놓고서 정작 정책은 이를 축소하는 쪽으로 변경한 사실을 보도(“산자부가 대통령을 ‘바보’로 만든 것 아닌가?”)한 데 대해 군색한 변명으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산자부는 5일 보도가 나가자마자 해명 자료를 내 “5월 19일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 ‘산자부와 정유업계와의 자발적 협약 기간이 종료되는 2008년 6월 이후 의무화 사용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구체적 의무화 시기가 2008년 6월 이후 (어떤 시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보고한 것 뿐”이라며 “BD5(바이오디젤유 5%+경유 95%)의 사용 의무화를 검토하겠다는 것도 바이오디젤유를 정확히 5% 혼합한 것의 사용을 의무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BD가 최대 5%까지 혼합된 것의 사용 의무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산자부의 주장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당시 정세균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BD5라는 표현을 쓴 것이 아니라 ‘바이오디젤유 5% 의무화 사용했을 때’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2004년 2.08%에서 2.62%로 증가한다”고 언급했다(제4차국가에너지자문위원회 배포 자료). 즉 정 장관이 언급한 것은 산자부의 주장과는 달리 바이오디젤유를 5% 포함하는 BD5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구체적인 의무화 시기가 2008년 7월 1일부터가 아니라는 산자부의 주장은 더욱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미 산자부는 바이오디젤 보급을 위해서 2002년 5월부터 4년간 시범 보급 사업을 했고 정유업계와의 ‘자발적’ 협약이라는 틀 안에서 앞으로 2년간 정식 보급 사업을 추진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그런데 또 2년이 지난 다음에 “사회적 합의를 거쳐” 본격적인 보급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것. 6년이나 준비를 해놓고서 또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물론 이런 자세한 내용은 지난 5월 19일 대통령 보고 때는 모두 빠져 있었다.

더구나 산자부는 해명 자료를 통해 “현재 바이오디젤유 생산업체는 모두 중소기업으로서 시설, 인력이 취약해 품질 관리가 어렵다”며 바이오디젤유 생산을 대형 정유사에게 몰아줄 필요성을 제기해 산자부가 ‘중소기업 죽이기’에 나선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산자부는 또 “유럽의 국가들도 정유사에서 경유와 바이오디젤유를 혼합해 직접 보급하고 있다”고 덧붙이고 있으나 이 역시 대형 정유사에게 유리한 대목만 갖다 붙인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바이오디젤수급위원회(Bio-ester)라는 정부기관에서 바이오디젤유를 구매해 정유사에 공급한다. 정유사는 이렇게 정부로부터 바이오디젤유를 구매해 BD20을 생산해 일반 주유소를 통해 판매하는 것. 즉 우리나라처럼 바이오디젤유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대형 정유사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거나 대형 정유사가 바이오디젤유의 생산·공급을 독점하지 않도록 정부가 중간에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산자부는 해명자료에서 이 대목은 쏙 빼놓았다.

산자부 자료 보고 기분 좋았다?

산자부는 이런 해명을 담은 반론 기고를 <프레시안>에서 ‘말이 안 된다’며 거부하자 석유산업과장 명의로 해당 기사에 ‘댓글’을 단 데 이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뜻을 밝혀 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5월 19일 제4차에너지자문위원회에서 산자부의 보고를 받고 나서 중소기업인들과 만남을 갖고 “방금 에너지자문위원회를 하고 왔는데 어제 저녁 60쪽짜리 보고서를 읽고 기분이 엄청 좋았다”며 “이제 됐구나. 참 정책을 잘 짰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국정브리핑 5월19일자 “제 일이라 생각하고 중소기업 챙기겠다” 기사 참조).

그 60쪽짜리 보고서의 실상이 사실은 대통령을 ‘바보’로 만들면서 중소기업을 ‘죽이는’ 내용이었음을 알고도 대통령이 중소기업인 앞에서 “기분이 좋다”고 할 수 있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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