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봄과 황사

계절의 빛깔이
사라진 회색도시의 콘크리트 틈새에도 봄은 어김없이 둥지를 틀었습니다.
넘치던 욕망을 다 털어 내고 알몸으로 추위를 이겨낸 거리의 수도승
플라타너스도, 봄 햇살에 못 이겨 또다시 마술 같은 잎새들을 하나
둘 삐죽삐죽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겨울 내내 잎새를 놓지 않았던
참나무도 봄소식을 듣고는 허겁지겁 새 잎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봄은 새색시처럼 수줍은 듯 소리 없이 다가오지만, 어느 순간
주위를 둘러보면 이미 주체하지 못할 만큼 역동적으로 세상을 바꿔
놓았습니다. 가을이면 아낌없이 비웠다가 봄이면 너무도 현란하게
치장하는 계절의 이치와 순환의 질서가 신비롭기만 합니다. 그런데,
자연의 일부인 인간들은 왜 끝없는 불만족으로 물질의 양적 가치와
직선적 발전만을 추구하는지…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황사가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히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처럼 느껴집니다. 예전 같으면 꽃샘 추위를
지나 며칠 동안 불청객이 잠시 거쳐간다고 여겼습니다. 황사가
사실 조금 불편은 했지만 큰 화재거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황사는 치기어린 불청객 수준을 넘어 우리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사신’으로 변해있었습니다.

그렇잖아도 우리나라는 전국 75% 가량의 지역에 산성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봄의 사신 황사의 양과 그에 포함된
중금속의 농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대기오염의 문제는 이제 환경문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기오염이 치사량에
턱걸이하는 도시에서 불안한 숨을 고르고 있는 형국입니다.

도시(물론 이미 농촌도 예외는 아니지만) 대기오염의 악화는
인구의 집중과 증가, 그리고 이로 인한 에너지 생산 및 사용량의
절대적인 증가, 자동차 운행량의 증가 등이 주요한 원인입니다.
이제 우리나라 국민은 도시와 시골이라는 공간의 차이만 있을 뿐
대기오염의 위협에는 비슷한 강도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대기오염의 해결은 이미 가장 풀기 어려운 난제가 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또 기후변화와 대안에너지 문제로 이어집니다. 물론
모든 환경문제가 서로 앞뒤로 얽혀 있지만, 대기오염문제는 환경문제의
중간에 자리잡은 핵심적인 카테고리 중의 하나입니다.

해결 방법이요? 사실 대기오염의 해결방법은 문명을 이쯤에서
정지시키고 역사를 좀 뒤로 돌리려는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해결방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
상식적인 수준의 노력과 해결방법으로는 환경문제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조금 불편하고 느리고 힘들게, 그리고 덜 쓰고 덜 먹고…
환경문제 또는 봄마다 찾아오는 황사를 불청객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맞이할 수 있는 우리들의 실천전략입니다.

김달수 고양환경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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