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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도 쓴다는 바이오디젤이 위험해?”


[분석] 누가 바이오디젤을 두려워 하는가

콩기름, 폐식용유, 팜유, 유채유 등의 식물성 연료를 원료로 한 바이오디젤유를 일반 주유소를 통해 보급해 오던 정부의 정책이 오는 7월 1일부터 바뀌면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한 쪽에서는 “모든 경유에 바이오디젤유가 섞이는 바람에 디젤차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다른 쪽에서는 “대형 정유사와 산업자원부가 기존 경유 시장을 지키기 위해 바이오디젤유의 고사를 시도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도대체 뭐가 진실일까?

바이오디젤유 넣으면 디젤차가 위험하다고?

일단 일부 언론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바이오디젤유가 디젤차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주장의 진위부터 살펴보자. 바이오디젤유가 기존 경유와 비교했을 때 겨울철에 응고되거나 또는 일부 품질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사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002년부터 만 4년 동안 지정 주유소에서 BD20(경유 80%+바이오디젤유 20%)을 시판하면서 이런 문제는 기술적으로 해결됐다.

그런 마당에 2003년부터 국내 디젤차에 도입되기 시작한 새로운 유럽형 디젤 엔진(커먼레일 엔진)에 바이오디젤유를 넣으면 운행 정지와 같은 심각한 ‘안전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이 유포되고 있는 것인데, 이는 근거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

본래 커먼레일 엔진은 일반 디젤 엔진과 비교했을 때 물과 불순물에 굉장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2003년부터 바이오디젤유가 아닌 일반 경유를 주유한 커먼레일 디젤차도 주행 중 서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해 큰 문제가 됐었다. 즉 연료의 문제가 아니라 커먼레일 엔진의 결함일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산자부 산하 에너지기술연구원은 논란이 됐던 일부 디젤차를 대상으로 BD20의 6만㎞ 주행 테스트를 거의 완료했다. 결론은 바이오디젤유를 넣은 디젤차가 주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

상황이 이런데도 왜 계속 “바이오디젤유가 디젤차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소문과 기사가 유포되는 것일까? 한 정부 관계자는 “커먼레일 엔진의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연료 탓으로 돌리려는 자동차업계와 바이오디젤유에 대한 불안감을 유포해 경유 시장을 지키려는 정유업계의 ‘동맹’에 일부 언론이 부화뇌동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무슨 이유에선지 바이오디젤 확대 정책에 썩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산자부 역시 이런 ‘동맹’의 구성원이라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유업계 손으로 넘어간 ‘에너지 미래’

▲ 환경운동연합은 22일 ‘바이오디젤 체험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주유 행사를 열었다. ⓒ프레시안

실제로 7월 1일부터 바뀌는 산자부의 바이오디젤 정책은 이런 의혹에 부합한다. 산자부는 4년간 보급 사업을 펴 왔던 BD20의 주유소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시중에서는 정유사가 공급하는 BD5(경유 95%+바이오디젤유 5%)가 판매될 예정이긴 하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BD5의 공급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자부는 7월 1일부터 정유업계의 자발적 협력을 통해 모든 경유에 바이오디젤유를 첨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2008년 7월 1일부터는 BD5 판매를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산자부가 정유업계와 협약을 맺어 연간 바이오디젤유 공급량을 8만t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경유에 대한 바이오디젤유의 실제 혼합 비율은 5%에 한참 못 미치는 0.3%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바이오디젤업계와 환경단체들이 “산자부와 정유업계가 바이오디젤을 완전히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속사정 때문이다.

정유업계가 바이오디젤업계로부터 바이오디젤유를 조달해 경유에 첨가하는 이런 방식으로는 바이오디젤유 보급이 기존 정유업계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 기존 ‘경유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정유업계가 새로운 경쟁자인 바이오디젤의 성장을 반길 리 없기 때문에 결국 아시아 최고 수준의 국내 바이오디젤 산업은 ‘사망 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이것은 외국의 흐름과도 정반대다. 유럽연합(EU)은 수송연료의 5.75%를 식물 연료로 대체하고 2020년에는 그 비율을 20%로 높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독일, 이탈리아의 경우 도심버스, 대형 트럭은 아예 BD100(바이오디젤유 100%)을 쓰도록 의무화되어 있을 정도다. 고유가 상황에서 경유보다 가격도 싸고 대기 오염도 저감할 수 있는 바이오디젤이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환경연합 “BD20 시판하라”

환경운동연합은 30일 성명서를 내고 “산자부는 바이오디젤유 보급을 정유업계에 맡기지 말고 엄격한 품질관리를 거친 BD20을 시민들이 직접 주유소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대기 환경을 개선하며 농촌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바이오디젤을 정부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환경운동연합과 <프레시안>이 보급한 BD20을 주유한 뒤 디젤차를 몰아본 많은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차량 운행에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며 적극적인 바이오디젤유 구매 의사를 밝혔다. 신임 오세훈 서울시장도 후보 시절 관용차에 바이오디젤유를 사용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과거 에너지’와 ‘미래 에너지’ 사이의 한 판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강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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