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관련자료

개천에 생명체들이 이렇게 많다니…

딸아이와 함께 한 부산의 1급수 춘천에서의 하루

글/오마이뉴스 김대갑 기자



















채집 활동을 열심히!
ⓒ 김대갑
강도래, 플라나리아, 엽새우, 뱀잠자리, 먹파리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다 수서곤충으로 얕은 하천 바닥의 돌 밑에 주로 서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사는 하천은 주로 맑고 깨끗한 곳이며 이들의 서식 여부가
하천의 오염 상태를 조사하는데 하나의 기준이 된다고 한다.

강도래의 경우 대표적인 청정수역에 사는 종으로써 성충이 되면 네 개의
날개를 지닌 곤충으로 변한다. 그리고 편형동물인 플라나리아 역시 청정수역에 사는 무척추동물인데 그 탁월한 재생능력은 신비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즉 면도날로 여러 조각을 내어도 4∼5일 정도 지나면 잘린 조각들이 각각의 플라나리아가 된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수밖에.


부산에는 낙동강을 비롯해서 다양한 강과 하천이 시내 중심가를 관통하고 있다. 그런데 낙동강은 말할 것도 없고, 수영강이나 동천,
온천천, 부전천, 전포천, 사상천 그 외 기타 하천들은 도시의 거대한 하수구로 전락한지 오래이다. 위에서 예로든 수서곤충들이 맑고 고운 자태로
노니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하천들인 것이다.

그러나 부산에서 유일하게 1급수에 버금가는 수질을 자랑하는 개천이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해운대 장산에서 발원하여 동백섬 앞 바다로 흘러가는 춘천이다. 이 춘천의 생태를 탐사하는 학습 프로그램이 있다기에 딸아이를
데리고 참석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유익한 하루를 보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설명을 열심히 듣자!
ⓒ 김대갑
춘천은 봄 춘 자에 내 천 자를 쓰기 때문에 순수 우리말로는 ‘봄내’라고
할 수 있다. ‘봄내’라. 들어도 좋고, 불러도 좋다. 얼핏 들으니 색동옷 곱게 차려입은 나이 어린 처녀의 이름 같고, 얼핏 부르니 연달래 향기
그윽한 숲 속에서 해맑은 미소를 띤 소녀가 달려올 것만 같다. 아마도 이 봄내에는 그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전설과 설화가 곱디곱게 묻어 있는
지도 모르겠다.

24일 오전 10시 반에 20명 남짓한 아이들과 부모들은 해설자의 인도로 춘천을 향해 출발했다. 해설자는
대천호수에서 잠시 아이들을 불러모으더니, 대천호수를 점령했던 붉은귀거북이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애완용으로 키우던 거북이를 호수에
방류하는 바람에 토종 물고기가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아이들의 눈망울이 호기심과 경계심으로 반짝인다. 결국 구청에서 공익요원들을
동원하여 붉은귀거북이를 강제로 잡을 수밖에 없었다는 말에 약간의 실소도 배어 나온다.

다시 춘천 상류를 향해 아이들과 부모들은
활기찬 발걸음을 재촉했다. 곧 이어 상류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채집활동에 들어갔다. 채집활동이 시작되면서 아이들과 부모들은 다양한 수서곤충들을
채집하였고, 해설자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열심히 설명을 듣기 시작했다.

그런데 해설자의 설명을 들으며 속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 것은 바로 필자였다. 그리고 부끄럽기도 했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은 올라오는 춘천인데, 이 춘천 안에 그토록 다양한 세계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한마디로 춘천은 거대한 코스모스(우주)였다.

작은 돌 하나를 주워서 손으로 훔치니 어쩌면 그리도 많은
수서곤충들이 후두둑 떨어지는지. 스텐 판 위에서 가여운 몸짓으로 꼼지락거리는 그 작은 생명체들의 움직임은 경이 그 자체였다. 교과서에서만 들었던
기초 생태계를 40대에 들어서야 처음 눈으로 보았으니 그저 감탄할 수밖에.
















강도래와 올챙이의 조우
ⓒ 김대갑
함께 간 딸아이도 핀셋을 이용하여 수서곤충들을 확대경이 딸린 채집통에
연신 집어넣는다. 그리곤 확대경을 통해 수서곤충들을 관찰하면서 신비한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아이의 머리에는 무슨 생각이 밀려 들어갔을까?
환경보호, 아니면 생물의 다양한 세계? 그런데 아이들에게 무슨 생각을 기대한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길일까? 그저 가슴으로 느끼면 그만인 것을.
이런 다양한 생물의 세계가 계속 존속하기 위해 지금 당장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면 그만인 것을.

오늘날, 각
지자체는 생태하천 조성 사업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 사업과 부산시의 온천천 복원 사업이 대표적이며, 그 외
다른 지자체들도 너도나도 하천 복원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으론 업적 중심의 사업이라는 생각에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뒤늦게나마 하천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선 노력들만은 높이 사주어야 할 것 같다.

문제는 이런 사업들이 일회성으로 그쳐서도 안 되고,
관 주도로 이루어져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복원된 하천의 최대 수혜자는 당연히 지역 주민들이기에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전제되지 않은
하천 복원은 생색내기에 그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1시간 30분에 걸친 춘천 생태 탐험은 후딱 지나가고 말았다. 그러나 물
속의 다양한 수서 곤충들을 눈과 손으로 직접 체험한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생태 탐험이 소중한 경험으로 깊게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깊은
각인은 생태 보존을 위한 소중한 발걸음으로 발전할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햇살은 밝게 빛났으며 딸아이의 얼굴에도 해맑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채집한 수서곤충들은 모두 그 자리에 방류하였다.













▲ 잘
안 잡히네

김대갑

2006-06-26 10:15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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