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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디젤 보급, 산자부가 걸림돌?

며칠 전 영국 석유업체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발표한 보고서 결과와 관련해 한국은 ‘에너지절약 무풍지대’인가라는 자조와 함께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일었다.

이 업체가 작성한 ‘2005년 세계 에너지 소비량’에 따르면, 고유가 행진에 대한 위기감 속에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은 지난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었으나 한국은 오히려 3.9% 증가세를 보였다. 또 세계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 있어서도 한국은 2.1%를 차지, 세계 9위를 기록했다.

바이오디젤유란

바이오디젤유는 콩기름이나 폐식용유와 같은 식물성 기름을 이용해 경유를 대체할 수 있게 만든 연료다. 특히 BD50(바이오디젤유 50%+경유 50%) 이하는 기존 디젤 엔진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02년부터 바이오디젤 지정 주유소를 통해 BD20을 시범 보급해 왔다. 유럽에서는 독일, 이탈리아 정부가 도심버스와 대형 트럭의 BD100 사용을 의무화할 정도로 보급 확대 의지가 높다.

이런 가운데 산업자원부가 대안에너지인 바이오디젤 보급 확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이 비판에는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인 농림부, 환경부까지 가세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산업자원부가 오는 7월 1일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관련하여 일고 있는 논란의 주요 쟁점을 살펴본다.

▲ 일반 시민은 BD5만 써라? = 산업자원부가 마련한 개정안은 경유에 바이오디젤유 5%를 섞은 BD5 이하의 경유만을 시중에 보급하도록 하고 있다. BD20(바이오디젤유 20%+경유 80%)은 자가 정비 시설과 자가 주유 취급소를 갖춘 사업장의 버스, 트럭 및 건설 기계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시민들은 BD5 이하의 경유만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BD20 이상의 바이오디젤유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환경운동연합 이상훈 정책실장은 “정부가 7월부터 바이오디젤유의 함유량이 5%를 초과하는 연료의 사용을 사실상 금하고 BD5만을, 그것도 극히 제한적으로 보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함으로써 바이오디젤유는 첨가제 수준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면세 혜택 폐지와 보급량 제한 = 개정안은 또 지금까지 버스와 트럭이 BD20을 사용할 경우 주던 면세 혜택을 없앴다. 이에 대해 이상훈 정책실장은 버스와 트럭이 경유에 대해 유류 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면세 혜택을 없애는 건 경유만 쓰라는 얘기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연간 9만㎘로 바이오디젤유 보급량을 제한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대부분 중소기업인 바이오디젤유 생산업체들은 보급량 제한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 비아오디젤유 운명은 정유업체 손에 = 개정안은 주유소에 BD5를 공급할 수 있는 권한을 정유업체에 독점 부여했다. 그러나 바이오디젤유는 석유를 대체하는 성격을 갖고 있는 대안에너지다. 비판론자들은 경유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정유업체로서는 굳이 바이오디젤유 보급을 확대할 이유가 없다며 이는 정유업체의 반발을 의식한 정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BD5 이하’ 규정도 문제가 되고 있다. ‘5% 이하’라면 바이오디젤유 0%도 상관없다는 얘긴데 과연 개정안에 바이오디젤유 보급 의지가 담겨 있느냐는 것이다.

▲ 품질에 문제가 있다? = 이런 비판에 대해 산업자원부는 BD20 시범보급 기간 동안 바이오디젤유의 품질 관리가 제대로 안 됐다는 평가가 있어서 안정적 품질의 바이오디젤유를 보급하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환경부 김대만 사무관은 겨울철 바이오디젤유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대안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오히려 대안 마련에 소극적인 산자부를 비판하고 있다.

또 바이오디젤유를 생산하고 있는 한 업체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경유차의 시동 중 정지는 바이오디젤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부터 계속 논란이 되어 왔던 사항인데 마치 바이오디젤 때문에 발생한 문제처럼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항변하고 있다.

▲ 경제성이 없다? = 바이오디젤의 경제성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시범보급 결과 바이오디젤은 아직까지 경제성이 없다면서 개정안은 바이오디젤에 대한 시장 수용성, 기술적 타당성을 감안해 정책을 개편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들은 시범사업 기간 동안 바이오디젤이 확산되지 못한 이유는 정부의 의지 부족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훈 정책실장은 “외국처럼 도심 대기질 개선을 위해 정부가 도심 버스, 도심 주변 차량에 바이오디젤유 사용을 의무화했다면 4년 동안 바이오디젤 보급이 제자리걸음이었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림부 박종민 사무관은 바이오디젤의 초기도입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연구결과 석유대체, 환경개선 등에서 오는 편익이 비용보다 많은 것이 확인됐다면서 사회적 합의만 있다면 바이오디젤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대안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개정안 비판에 정부 부처인 농림부와 환경부까지 가세하고 있는 모습은 산업자원부의 정책 마련 과정에 적잖은 문제가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한결같이 산업자원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금이라도 개정안에 쏟아지는 건설적인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관련 부처, 관련 업계, 시민단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정책 마련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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