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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비싸 차 못 몰겠다…바이오디젤 좀 써보자”


“기름 비싸 차 못 몰겠다…바이오디젤 좀 써보자” 바이오디젤 토론회…”산자부는 정유업체 주구냐” 등록일자 :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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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원부가 대형 정유업체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식물 연료(바이오디젤)’의 싹을 자르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서는 심지어 농림부, 환경부 등 정부 내의 다른 부처들 사이에서도 산자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산자부 정책, 바이오디젤 보급 확대에 도움 안된다

국회 환경경제연구회(회장 이호웅 열린우리당 의원)와 환경운동연합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부의 바이오디젤 보급 확대 정책을 점검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바이오디젤 관련 부처인 농림부, 산자부, 환경부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정부 내 불협화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상훈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7월 1일부터 산자부는 경유에 바이오디젤유를 5% 섞은 BD5를 보급할 예정”이라며 “이 정책은 바이오디젤 확대를 꺼리는 대형 정유업체의 압력을 받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 5월 28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은 바이오디젤 주유 체험 및 시승 캠페인을 열었다. ⓒ 프레시안

이상훈 실장은 “정부가 7월부터 바이오디젤유의 함유량이 5%를 초과하는 연료의 사용을 사실상 금하고 BD5만을, 그것도 극히 제한적으로 보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함으로써 바이오디젤유는 첨가제 수준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며 “석유 대체재 혹은 보완재의 성격을 갖고 있는 바이오디젤유를 경유 시장에 이해관계가 걸린 대형 정유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확대할 까닭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또 “산자부는 정유업체만이 주요소에 BD5를 공급할 수 있게 해 정유업체들에게 바이오디젤을 확대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권한까지 줬다”며 “이는 경쟁 연료에 대한 정유업체의 반발에 휘둘렸다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정책”이라고 산자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새로운 정책은 버스, 트럭이 BD20을 사용할 경우 면세 혜택을 주던 것까지 없앴다”며 “현재도 이들은 경유에 대해 유류 보조금을 받고 있는데 바이오디젤유에 대한 면세 혜택까지 없애면 사실상 경유만 쓰라는 얘기와 뭐가 다르냐”고 정부의 앞뒤 안 맞는 바이오디젤 정책을 질책했다.

바이오디젤유는 대두유(콩기름), 폐식용유와 같은 식물성 기름을 이용해 경유를 대체할 수 있게 만든 연료를 가리킨다. 바이오디젤은 △대기 오염물질 감소 △고유가 시대 대비 △농가 수입 창출 △즉시 사용 가능한 재생 가능 에너지라는 장점을 갖고 있어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BD50(바이오디젤유 50%+경유 50%) 이하는 기존의 디젤엔진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에서도 2002년부터 바이오디젤 지정 주유소를 통해 BD20(바이오디젤유 20%+경유 80%)을 시범 보급해 왔다.

유럽에서는 독일, 이탈리아의 경우 도심버스, 대형 트럭은 BD100을 쓰는 것이 의무화돼 있을 정도로 정부 차원에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7월 1일부터 관련 법을 개정해 시중에는 BD5(바이오디젤유 5%+경유95%) 미만의 경유만 보급할 예정이어서 환경단체, 바이오디젤유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반발을 사고 있다.

법 개정안은 7월 1일부터 BD20을 자가 정비 시설과 자가 주유 취급소를 갖춘 사업장의 버스, 트럭 및 건설 기계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BD20 이상의 바이오디젤유를 구할 방법이 사라지는 것이다. 더구나 개정안은 바이오디젤유에 대한 면세 혜택마저 없앴다.


농림부·환경부, “산자부 개정안 문제 있다”

이런 이상훈 실장의 지적에 대해 농림부와 환경부 관계자들도 공감을 표시했다. 토론자로 나선 농림부 농업기술지원과 박종민 사무관은 “바이오디젤 보급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며 “산자부는 정책 결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사무관은 “정부 부처는 독단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일 게 아니라 관련 부처, 시민단체가 참여해 국산 바이오디젤유 공급에 힘써야 한다”며 “고유가 시대에 경유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연료일 뿐더러 환경도 보호하고 농업도 살릴 수 있는 바이오디젤유 확대에 정부가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산자부를 겨냥했다.

환경부 대기정책과 김대만 사무관은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김 사무관은 “그간 환경부가 계속 문제제기를 해 왔지만 산자부가 의견을 무시했다”며 “현재 산자부의 개정안대로 ‘5% 이하’라면 바이오디젤유 0%도 상관없다는 얘기와 다를 게 뭐냐”고 산자부의 바이오디젤유 보급 의지가 부족함을 꼬집었다.

청중으로 참가한 한 바이오디젤유 생산업체 관계자도 “산자부의 개정안은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BD20 또는 그 이상의 바이오디젤유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정부는 연간 9만㎘로 바이오디젤유 보급량까지 제한했는데 이런 한정된 분량은 중소기업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대형 정유업체의 눈치를 보느라 중소기업을 죽이는 게 산자부가 할 일”이냐고 지적했다.

바이오디젤이 인기 없다고? 정부의 의지 부족 탓

한편 이런 지적에 대해 산자부 석유산업과 최정식 사무관은 “BD20 시범보급 기간 동안 바이오디젤유의 품질 관리가 제대로 안 됐다는 지적이 계속 있었다”며 “안정적 품질의 바이오디젤유를 보급하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정책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산자부 관계자도 “아직까지 바이오디젤은 경제성이 없다”며 “바이오디젤에 대한 시장 수용성, 기술적 타당성을 감안해 정책을 개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환경단체, 환경부, 관련업체들은 이 같은 산자부의 주장에 한 목소리로 반박했다. 이상훈 실장은 “시범 사업 기간 동안 바이오디젤이 확산되지 못한 이유는 소비자들의 수용성이나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보급 노력 및 정책적 의지의 부족 때문이었다”면서 “외국처럼 도심 대기 질 개선을 위해 정부가 도심 버스, 도심 주변 차량에 바이오디젤유 사용을 의무화했다면 4년 동안 바이오디젤 보급이 제자리걸음이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바이오매스센터의 이진석 박사는 “원유가가 2년 새 배럴당 30달러에서 70달러로 상승했고 2010년 경에는 100달러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큰 반면, 바이오디젤은 국내 생산이 가능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오히려 경제적인 연료가 될 것”이라며 산자부의 근시안적인 상황 판단을 지적했다.

이진석 박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유럽의 사례처럼 석유소비 절약책의 일환으로 경유에 높은 세금을 매기되 바이오디젤에 면세 혜택을 주는 식의 정책적 지원으로 바이오디젤은 충분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김대만 사무관도 “겨울철 바이오디젤유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안을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며 “일반 석유도 동절기 하절기 기준을 이중으로 세워 품질 관리를 하고 있는데 바이오디젤유의 경우에도 겨울에는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대안 마련에 소극적인 산자부를 비판했다.

바이오디젤유 생산업체 가야에너지의 이귀학 대표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 중 하나인 경유차의 시동 중 정지는 바이오디젤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부터 계속 논란이 되어 왔던 사항인데 마치 바이오디젤 때문에 발생한 문제처럼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바이오디젤 확대 이익, 비용보다 크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바이오디젤의 보급 확산을 통해 얻는 이익을 염두에 둘 때 산자부의 태도 변화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농림부 박종민 사무관은 “바이오디젤의 초기 도입 비용이 상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농림부 자체 연구 결과, △석유 대체 △환경 개선 등에서 오는 편익이 비용보다 많은 것이 확인됐다”며 “사회적 합의만 성사되면 바이오 디젤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대안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김대만 사무관도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환경 개선 효과를 무시한다는 건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서울시장과 울산시장은 이미 선거 전 바이오디젤유 이용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려는 보급 정책이 산자부의 개정안 때문에 가로막히는 것은 안 될 일”이라며 산자부의 정책이 바이오디젤 보급을 저해할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산자부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정유사보다 바이오디젤을 개발하고 소비하려는 사람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이현,강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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