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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 0.001%도 영향 못미쳤다?”

“시민운동, 0.001%도 영향 못미쳤다?”
[희망제작소 포럼] 지방선거 ‘정책캠페인’ 평가…”하지만 시도는 계속된다”

매니페스토 운동: “혹시 지방선거 앞두고 급조한 것이 아닌가. ‘한나라당이 싹쓸이한 선거에서 나름대로 선전했다’고 면피할 수는 없다. 또 광역단체장 후보자 48명이 매니페스토에 참여했다. 무슨 변별력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나. 선거법 위반 사례가 줄어들어 선거풍토가 좋아졌다고 하는데 자화자찬이다.” (양대규씨, 연구원)

경실련 유권자 운동 : “들어보면 좋은 내용인데, 왜 우리 동네에서는 입소문도 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또 좋은 공약을 낸 것과 실천하는 것은 별개다. 결국 좋은 공약을 낸 후보가 좋은 후보가 아닐 수도 있다. 이런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김진성씨, 교육관련 업무)

지방선거 시민연대 활동 : “평가서를 봤는데 ‘딱딱한 언어’ 일색이다. 과연 소통할 생각이 있는 것인가. 시민단체는 시민과 정치인과의 대화 창구여야 한다. 그런데 바람직한 공약을 제시한 뒤 이를 정치인들을 상대로 압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시민과의 대화는 없다. 시민운동의 또다른 권력화로 볼 수도 있다.” (박광철씨, 인터넷 블로거)

시민운동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싸늘했다.

시민단체들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다양한 ‘정책캠페인’을 펼쳤지만 그 효과와 방법면에서 여러 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시민운동의 주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평가할 만한 지점이 있다고 밝혀 다소 시각차를 드러냈다.

“지방이 실종된 지방선거였지만, 시민운동은…”

희망제작소(상임이사 박원순)는 지난 13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정동 배재대 학술지원센터에서 ‘5·31 지방선거, 그 희망의 뿌리를 찾아서-정책선거운동의 정착 가능성과 향후 방향’를 주제로 월례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시민운동가들과 학계 인사, 그리고 일반 시민들이 ‘지혜나누美’ 형식으로 참가했다.

우선 박홍순 매니페스토추진본부 공동집행위원장(열린사회시민연합 공동대표)은 “예비후보자들을 포함해 총 498명이 선언에 참여하는 등 매니페스토 바람이 광범위하게 불었다”면서도 “실제 당선자 비율을 보면 매니페스토 선언 여부가 당선과는 거의 상관관계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중앙정치에 대한 예속, 정당공천제의 폐해 등으로 인해 지방선거로서의 독자적 특성이 발현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하지만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 매니페스토 인지도가 21.3%로 나타나는 등 짧은 기간 내에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이강원 경실련 시민입법국장은 유권자 운동에 대한 사례 발표와 평가를 했다. 이 국장은 “선거 기간에 유권자의 참여를 활성화하고, 선택과 집중에 따른 정책선거 캠페인을 진행해 후보자간 정책과 공약대결을 선도하는 데 주력했다”면서 ▲공천감시운동 ▲유권자 공약제안운동 및 헛공약 찾기 캠페인 ▲유권자 정책 성향에 맞는 후보선택 도우미 가동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이 국장은 “한나라당의 압승 그리고 정당별 지지에 따른 ‘줄’투표 행위가 만연해 외관상 시민사회의 정책선거운동의 성과는 미흡해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정책선거에 대한 공감대를 확보하고 공약 이행에 대한 향후 평가 근거를 확보했다는 일정한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김병기

“좋은 내용이더라, 그런데 왜 우리 동네엔 소문 안 나나”

전성환 ‘2006지방선거시민연대’ 공동사무처장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에는 복지·문화·생태·자치 등 ‘삶의 질 4대분야’ 정책을 제안하는 등 ‘포지티브 전략’을 취했고, 선거운동기간에는 ‘막개발 헛공약’을 선별해 이를 발표하는 등 ‘네거티브 전략’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전 사무처장은 이어 “개발과 지역 발전에 대한 공약들이 난무하는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했다”면서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행동을 하면서 지역의 가치와 시민사회의 가치를 공유한 것에 만족한다, 이 과정에서 주민소환제라는 대어도 낚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포럼에는 12명의 ‘지혜나누美’가 참석했다. ‘지혜나누美’는 희망제작소가 사전에 발제문을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에 공개하고, 시민단체 활동에 대해 평가서를 보내온 고등학생을 포함한 일반 시민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3인의 시민단체 관계자로부터 정책캠페인 활동에 대한 발제를 듣고 시민운동의 정책캠페인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유공주(숭실대 학생)씨는 “후보자들의 정책 변화를 가져오는 데 역부족이었고, 낙천낙선운동 등 과거 시민운동의 영향력이 훨씬 컸다”면서 “매니페스토 운동은 굳이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할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최선혜(고시준비생)씨는 “시민단체가 정당에만 매달려 운동을 하다보니 시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해주는 데 미흡했다”면서 “시민과 시민단체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혜나누美의 발표가 끝난 뒤 이날 포럼의 사회자인 김광식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시민단체의 선거 캠페인 활동에 대한 네티즌의 평가와 관련 “0.001%도 흔들지 못했다” “세상 파악을 이렇게 못 하나, (시민운동의 정책캠페인은 선거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등 <오마이뉴스> 댓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약하다, 그러나 시도는 계속된다

전성환 사무처장은 또 ’20대와 소통할 자신이 있냐’는 시민의 지적에 대해 “사실 자신이 없다”면서 “정책제안운동을 하면서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를 구현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시민단체가 그런 데에 약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김 부소장도 “황우석 연구소를 유치한다거나, 삼성 본사를 아산에 유치한다는 등 황당한 공약을 내건 후보도 일부 당선이 됐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냐”고 난감해하면서도 “하지만 시민들과의 소통 방안 등 오늘 지적된 문제 등을 보완해가면서 시민운동이 눈물겨운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지역 정치를 살리는 길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상임이사도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방선거 결과 중앙정치의 영향력이 풀뿌리를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과정에서 시민운동이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시민운동은 앞으로 풀뿌리 정치를 이끌 잠재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2부 토론에는 오수길 한국디지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제선 대전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 이원희 한경대 행정학과 교수,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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